커지고 있는 세계 경기 재침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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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독일의 경제 지표가 둔화하면서 유럽발 세계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독일의 수출 물량은 2009년 1월 이후 최대치로 떨어졌다. 산업 생산은 전달 대비 4.3퍼센트 감소했고, 공장 수주도 전달 대비 5.7퍼센트 줄었다. 만약 이번에 유럽이 경기후퇴에 빠지면 유럽은 2008~09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침체와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침체에 이어 7년 사이에 세 번째 후퇴기로 접어들게 된다.
회복하고 있다던 미국 경제마저 그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9월 소매판매는 8월에 견줘 0.3퍼센트 하락해, 최근 8개월 만에 첫 감소세를 보였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
중국은 올해 1990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할 예정이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실물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은 유가 하락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세계적인 생산 둔화 때문에 석유 소비가 줄어들어 유가는 지난 6월에 비해 20퍼센트나 급락했다. 이런 원자재 가격 하락은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
게다가 10월 중에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이라는 사실이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2008년 9월부터 3차에 걸쳐 진행된 양적완화로 이제까지 미 금융시장에 풀린 돈은 모두 약 4조달러
그러나 양적완화 종료와 세계경제 재침체 우려 때문에 최근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로 달러가 회수될 경우 신흥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해 중국에 원자재와 중간재를 수출하는 신흥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자본 유출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신흥국들에서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10월 들어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4조 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이미 아르헨티나는 디폴트를 선언했고 베네수엘라도 디폴트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신흥국의 경제 위기는 국가 부도로 이어져 세계경제에 충격을 던질 수 있다.
이처럼 세계경제가 거듭 불안정해지는 것은 현재 경제 위기가 단지 수요나 유동성
심화하는 경제 위기로 전 세계에서 민영화와 규제 완화, 복지 축소, 임금 삭감 등의 공격이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경제 위기의 고통은 거의 전부 노동자들이 지고 있다.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는 지난해 한 해 동안만 자산이 9조 원 이상 늘었고, 워렌 버핏은 배당 수익만 2조 원이 넘는다. 반면 지난 몇 년간 미국 노동계급의 실질 임금은 감소했다. 2013년 하위 60퍼센트에 속하는 미국 가계의 실질 소득은 2000년에 견줘 10퍼센트가량 줄었다. 양적완화로 쏟아부은 돈은 노동자가 아니라 부자들의 호주머니로 흘러갔다.
경제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지배자들의 시도에 맞서 노동계급이 투쟁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터키, 브라질과 최근 홍콩 등지에서 벌어진 시위들은 저항의 단초를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