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교사들은 연금 개악 시도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전교조 안에는 돈 문제로 싸우는 것을 꺼림칙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돈 문제로 싸우면 자칫 이기적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그러나 연금 개악 저지 투쟁은 재정 위기를 이유로 공공서비스를 공격하려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맞선 투쟁이다. 박근혜 정권은 재정 위기를 이유로 교사·공무원 노동자의 연금을 대폭 삭감하려 하는 한편, 지방교육재정 예산도 축소했다. 아이들에게서 밥상을, 교사·공무원 노동자에게서는 노후를 빼앗으려 하는 것이다.

또, 세수 확보를 위해 노동자·서민 증세를 추진하면서도 부자들에게는 여전히 감세 혜택을 주고 있다. 말로는 고통분담을 외치지만 실상은 노동자 계급에 고통을 전가하는 노골적인 계급 차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공무원연금 개악으로 재정 지출 2조 원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경제 위기 고통전가의 물꼬를 튼다는 것도 중요한 공격 목표다. 즉, 정부는 공무원연금 삭감을 통해 전체 노동자의 복지와 임금을 공격하려 한다. 따라서 공무원연금 개악 반대 투쟁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자 고통전가에 맞서는 중요한 투쟁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권은 공무원연금 개악을 필두로 해 공적 연금 전체를 축소하려고 한다. 지난 20년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은 번갈아 가며 개악되는 악순환을 겪었다. 공무원연금 개악은 사학연금 등 직역연금은 물론 국민연금 개악의 통로가 될 것이다. 잘 조직돼 있는 교사·공무원 노동자들이 개악을 저지해야 공적 연금의 개악 도미노를 막을 수 있다.

정부의 공적 연금 공격은 사적연금의 확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정부는 지난 8월 27일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퇴직연금 의무화를 추진하는 한편, 퇴직연금 자산운용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리 되면 공무원연금 개악은 노동자들의 노후를 볼모로 민간 보험사의 배를 불리는 ‘연금 민영화’를 수반할 수 있다.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투쟁은 그래서 공공서비스를 강화하는 투쟁이기도 하다.

모든 노동자들이 누려야 할 권리

한편, 정부는 공무원연금이 “특혜”라고 말한다. 그러나 공무원연금은 교사들이 퇴직 후 받는 후불임금이다. 그런데 연금이 개악되고 지방교육재정이 축소돼 교사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악화되면 교육의 질도 하락할 것이다.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의료 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듯이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교사에 대한 대우가 좋을 때 좋은 교육도 가능하다. 경력 있는 교사들이 대거 교직을 떠나고 유능한 신규 교사들이 학교로 들어오길 꺼린다면 그 고통은 교사를 넘어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다.

반대로, 공무원연금 개악을 잘 막아 낸다면 박근혜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 공격 — 시간제 교사제, 교원평가·성과급 일원화 등 — 을 저지하는 투쟁에도 유리할 것이다.

그래서 정부의 공무원연금 공격에 대한 엄청난 분노를 보여 준 11월 1일 공무원·교사 총궐기에 전교조 지도부가 조합원들을 좀 더 열의 있게 동원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다행히도, 전교조 지도부는 11월 1일 총궐기 직후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11월 동안 준법 투쟁을 벌이고, “일방적인 연금 개악 강행 시에 연가투쟁 찬반 투표”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전교조 위원장 선거에서도 연금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길 바란다. 특히, 좌파적인 변성호 후보가 선거 운동 공간을 활용해 연금 개악 저지 투쟁을 적극 선동해 현장 교사들의 들끓는 분노를 표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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