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6일 브라질 대선 2차 투표에서 노동자당(PT) 후보 지우마 호우세피가 우파 정당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서구의 사회민주당과는 다른 노골적인 부르주아 정당) 후보 아에시우 네비스를 꺾고 대통령에 재선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축에 드는 나라에서 노동자·서민의 삶을 더한층 공격하겠다는 노골적 우파 후보가 낙선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지난 호 기사(‘브라질 대선 - 브라질 사회의 참상과 좌파의 난맥상을 드러내다’)에서 지적한 것처럼, 브라질 민중은 이번 대선에서 노동자당에 대한 실망도 드러냈다.

전체 투표수가 2010년 대선보다 6백만 표 이상 늘었는데도, 호우세피의 득표는 1백20만 표 가까이 줄었다. 브라질사회민주당과의 표차도 지난 선거보다 줄었다. 2010년에는 두 당의 후보의 득표수 차이가 1천2백만 표 가까이(득표율 차 12.1퍼센트) 됐지만, 이번에는 3백만 표밖에(득표율 차 3.28퍼센트) 안 됐다. 전 대통령 룰라가 재선했던 2006년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뚜렷하다(득표수 차 2천만 표 이상, 득표율 차 21.66퍼센트).

노동자당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실망이 드러난 것이다. 룰라와 호우세피는 노동자당의 오랜 원칙인 ‘외채 상환 거부’를 포기하고 국가재정의 40퍼센트 가까이를 부채 이자 상환에 썼다. 반면에 대표적 사회정책인 ‘보우사 파밀리아’*에는 국가재정의 2퍼센트밖에 쓰지 않았다. 노동자당 정부는 비교적 온건한 다른 라틴아메리카 정부들도 유지한 “‘부당한’ 부채 상환 유예” 기조도 내던졌다.

조세와 연금 정책도 노동계급에 이롭지 않았다. 호우세피 1기 정부 4년 동안 세수의 50퍼센트 이상이 최저임금의 3배 이하로 버는 저소득 노동자들에게서 나왔다. 또, 정부는 ‘터무니없이 높은’ 공무원연금 때문에 빈민을 위한 사회정책을 시행할 자금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리고 공무원연금을 계속 공격해 끝내 민간 연금 수준으로 개악했다.

이에 더해 대규모 부패 추문까지 여러 차례 터지자, 지난해 6월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1백만 대중 시위와 7월 하루 총파업이 벌어지고 호우세피의 지지율이 격감했던 것이다. 

네비스는 노동유연화 증대, 규제 완화, 금융 부분에서 민간 몫 늘리기 등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는 정책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노동자당에 대한 실망이 커서 일부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대중의 지지를 크게 얻지는 못했다.

호우세피 2기 정부의 앞날은 불안하다. 노동자당이 부족하나마 사회 복지 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브라질 경제가 중국 경제 성장에 기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경제 상황이 점차 불안정해지면서,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그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다.

브라질의 노동자들과 급진 좌파들에게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드러났고 앞으로 더한층 깊어질 양극화와 경제 위기 고통 전가에 맞서 투쟁할 과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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