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영국 반자본주의 월간지 《소셜리스트 리뷰》(2014년 11월호)에 실린 토쿤보 오케(나이지리아 사회주의자)의 글을 축약한 것이다.


에볼라 위기는 일곱 달 동안 계속되고 있지만 서방 언론을 통해서는 이 사실을 알기 어려웠다. 미국인과 유럽인 환자가 발생한 뒤에야 비로소 에볼라 확산이 보도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언론은 아프리카 대륙이 전 세계 질병의 본부라도 되는 양 묘사하지만 아프리카인들은 유럽인들만큼이나 깔끔하다. 아프리카인들이 야생 동물 고기를 먹어서 에볼라가 확산된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에볼라에 대응하는 데서 가장 무능한 것은 가장 부유한 나라들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은 에볼라 확산을 막으려면 1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봤다. 전 세계 연간 군사비 1조 7천억 달러에 견주면 푼돈이다. 그런데 아직 5억 달러도 마련되지 않았다.

초기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사태의 심각성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 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공포와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제서야 초기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한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세계보건기구에서 유행성 질병과 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하는 부서의 예산은 절반 가까이(2천6백억 원가량) 삭감됐다.

에볼라 유행은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전과 수십 년에 걸친 신자유주의 정책이 아프리카 대륙을 할퀴고 파괴한 결과물이다. 식민지 시절,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인구 다수를 위한 교육과 의료 설비가 열악했다.

아프리카 나라들의 독립 투쟁에서 대부분의 경우 노동계급이 선두에 섰다. 독립을 이룬 뒤, 이 나라의 지배자들은 교육과 의료에 크게 투자했다. 덕분에 1973년 나이지리아의 [당시 수도인] 라고스 시에서 콜레라가 발병했을 때, 정부는 무상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등 대대적 공중 보건 캠페인으로 질병의 확산을 막았다.

그러나 이 신생 독립국들은 경제적으로 서방에 연계돼 있었다. 많은 경우 국민소득의 상당 부분은 주요 수출품목 한두 개에 의지했고, 그래서 세계 체제가 가하는 충격에 취약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 호황기에 많은 아프리카 나라들의 경제는 해마다 6퍼센트 정도 성장했다. 돈을 더 많이 빌려 수출 부문을 확대하는 정책이 이 나라들에게 장려됐다.

그러던 중 1970년대 초 세계경제가 위기에 빠지자 그 빚은 엄청난 부담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수요가 이전 같지 않았다.

구조조정

IMF와 세계은행이 이 나라들에 개입해 공공부문과 공공시설의 민영화, 농업 보조금 철폐 등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강요했다. 독립 이후 구축해 온 교육과 보건 체계는 몇 년 만에 거의 붕괴했다. [영국]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부는 아프리카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영국에 와서 일하도록 고무했고, 그 결과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전문인력은 더 줄어들었다. 라이베리아는 인구가 4백만 명이 넘는데도 공중보건 체계에서 일하는 의사가 50명도 채 안 됐다.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자 많은 아프리카 나라에서 지배계급 내 정치적 분열이 커졌고 이는 종종 내전으로 치달았다. 지금 에볼라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나라들은 하나같이 끔찍한 무력 충돌을 오랫동안 겪은 곳들이다.

한편, 그 시기는 국제 시장에서 약값이 치솟은 시기이기도 했다.

자본주의의 우선순위가 달랐더라면 진작에 에볼라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 ‘감염 및 알레르기질환 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에볼라 백신을 연구해 왔지만 그 어떤 [제약]회사로부터도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요컨대, 에볼라 위기의 책임은 서방, 서방이 낳은 경제 위기, 신자유주의 정책, 이윤에 눈먼 제약회사들에 있다.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의료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정말로 필요하다. 서방 정부와 기업, 이들과 손잡은 아프리카의 부패한 지배계급은 풍부한 광물과 농업 자원에서 이윤을 얻으며 노동자들을 착취할 뿐이다. 아프리카 각국의 노동계급만이 그 자원을 활용해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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