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첫 임원 직선제 투표가 12월 3일부터 9일까지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해 봐야 할 포인트는, 이 집행부가 표독스럽게 노동자를 공격하는 박근혜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근혜는 최근에도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FTA 비준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강조했다. 또, 다시금 의료 민영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를 정당화해 준 대법원 판결은 ‘해고는 쉽게’ 하라는 지배자들의 선언과도 같다.

박근혜는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집권했다. 그만큼 독하고 집요하게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우리의 삶을 강도질하려 한다.

이 속에서 민주노총은 투쟁하는 조직으로서 역할을 요구 받고 있다. 지난 십수 년간 많은 민주노총 지도자들이 ‘총파업’, ‘총력 투쟁’을 외쳤다. 그러나 양보와 타협, “뻥파업”과 투쟁 회피가 잇따랐고, 이는 조합원들의 냉소와 사기 저하로 이어졌다. 따라서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 앞장서 투쟁을 이끌 지도부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에 출마한 네 선본 중 단연 기호2번 한상균·최종진·이영주 후보가 돋보인다. 한상균 후보조는 ‘투쟁하는 민주노총, 언행일치 지도부’를 내세우며 “2015년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 조직으로 노동자들의 삶을 지키는 투쟁 사령부가 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악, 저질 일자리 확대, 임금체계 개악과 최저임금 억제 등에 맞서며 당면 투쟁에서 승기를 잡아, 하반기에 파업을 조직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를 위한 단결 투쟁 전략도 강조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부의 각개격파 시도에 맞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노동자들의 단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구현하려는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처럼 현장의 투쟁을 방관하지 않고 조합원들이 홀로 고립돼 싸우지 않도록 연대를 강화하려는 노력도 중요할 것이다. 민주노총은 세월호 진상규명 투쟁과 같은 광장의 저항도 주도해 힘을 발휘해야 한다.

지지 기반

이 같은 투쟁 강조는 ‘준비된 투쟁’을 말하며 사실상 투쟁을 회피하는 기호4번 전재환 후보 조나, 대기업 정규직 투쟁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내비치는 기호3번 허영구 후보 조 등 다른 후보들과는 차이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8, 9, 10면을 보시오.)

한상균 위원장 후보는 2009년 쌍용차 77일 점거파업을 이끈 장본인이다. 쌍용차 사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쌍용차 파업이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민주노총의 연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영주 사무총장 후보는 지난해 전교조의 규약시정명령 거부를 이끌어 신뢰를 주고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여러 투사들과 투쟁적인 조합원들이 한상균 후보조를 지지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대구경북 건설노조에서 파업을 이끌고 이주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조직한 한 활동가는 자발적으로 한상균 지지 운동에 나서며, “투쟁하는 민주노총이 필요하다. 한상균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호2번에 투표하자, 선거운동하자, 재정 지원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상균 후보 조의 당선은 바로 이런 전투적 활동가들의 사기를 고무하며 강력히 싸우자는 목소리를 강화하고,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투쟁적 지도부를 지지해야 할 핵심 이유다.

투사들이 실제 현장에서 투쟁을 조직해야

우리는 투쟁적 지도부가 당선해 공약한 대로 투쟁을 이끌기를 바란다. 현장 조합원들은 스스로 투쟁에 나설 만큼 자신감이 충만하지는 않지만, 지도부가 투쟁을 공식 선언하며 확고하게 이끌려 한다는 확신을 준다면 그에 호응하고 나설 수는 있다.

일각에선 ‘현장이 죽었다’는 식의 한탄과 회의도 나오지만, 이는 적절한 진단이 아니다. 지난해 철도 파업은 결정적으로 박근혜 정부를 위협하며 오랜만에 ‘노동’의 주도력을 보여 줬다. 전교조 조합원들이 총투표에서 규약시정명령을 거부한 것도 노동운동에 고무적인 소식이었다.

특히 현장의 투사들이 지도부의 투쟁 계획을 활용해 실제 현장에서 투쟁을 조직하는 과정이 맞물려야 한다.

투쟁적 지도부의 등장에 만족하고 쳐다보기보다 기층의 활동을 조직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 조합원들 자신의 투쟁과 활동이다. 이것이 알파요 오메가다.

좌파 지도부가 투쟁을 공식 선언할 때조차, 현장의 투쟁 조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그것이 실제 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지도부가 제대로 투쟁을 이끌지 못할 때 독립적으로 비판을 가하고 투쟁을 전진시킬 수 있는 힘도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