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장 징계를 완전 철회하라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장 징계를 완전 철회하라


이정원


9월 15일 보건의료노조 중앙위원회에서는 서울대병원 김애란 지부장의 행동이 징계 사유가 된다고 결정했다.

다만, 서울대병원 지부장이 이번 대의원대회 때까지 사과하고 보건의료노조 조건부 탈퇴를 철회하면 징계를 재논의하겠다고 유보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김애란 지부장은 사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하고 있다.

징계 사유는 이렇다.

하나는 민주적으로 결정된 산별협약을 거부하는 것은 민주집중제 위배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조직 내부의 일을 외부 - 유인물 배포와 공개 토론회 등으로 - 에 알려 조직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난 9월 2일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국장이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대병원․기업별 중심 사고 아닌가󰡓라는 글에서 편 논리와 같다.

이주호 국장은 서울대병원 지부의 10장 2조에 대한 문제제기는, 최초의 산별 파업을 통해 어렵사리 맺은 협약이라는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바라보는 식의 협소한 비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10장 2조는 임금, 노동시간 단축, 연․월차 휴가와 수당, 생리휴가 등 핵심적인 산별협약 사항들이 지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우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 전반과 관련된 문제이다.

게다가 이번 협약에서 이 사항들이 모두 실익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

또, 산별협약은 비정규직 불법 파견 문제에 눈 감아버리고, 매우 낮은 최저 임금에 합의했다는 문제도 있다.

산별 파업 이후 오히려 적지 않은 병원의 사용자들이 산별 잠정 합의안을 받아들이라고 노동자들을 몰아붙인 데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대병원지부가 문제삼은 것은 산별협약의 내용인데도 마치 산별노조 자체를 반대하며 기업별노조를 옹호하는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왜곡이다.

이주호 국장은 산별협약이 전체 조합원 투표를 거쳐 가결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것은 대체로 조합원들의 자신감 수준과 관련된 문제다.

보건의료노조가 산별협약을 잠정 합의한 상황에서 이를 부결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지도부의 의사를 완전히 거슬러 싸우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당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 다수의 자신감은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잠정 합의 직후 조합원 사이에서 반발이 컸음에도 합의안이 가결된 것은 이를 보여 준다.

반면, 서울대병원지부는 산별협약안을 거슬러 파업을 지속했고, 이것은 다른 병원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고무하는 구실을 했다.

대구경북지역 9개 병원지부 등 10장 2조의 문제점에 공감하는 조합원들과 병원 지부가 생겨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민주집중제는 그저 형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적 토론으로 조합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 행동을 통일하는 것이 진정한 집중주의다.

조직의 방침을 거스른다며 단순히 억누르는 것은 민주집중제의 진정한 의미와 거리가 멀다.


자신감


이주호 국장은 서울대병원지부가 10장 2조를 문제삼는 바탕에는 󰡒우리 힘만으로 더 따겠다는 발상이 숨겨져 있󰡓으며, 이것은 󰡒대병원 중심적 사고이자 여전히 기업별 의식이 지배하고󰡓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지부의 문제제기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만의 배타적 이익을 앞세운 것이 아니었다.

온전한 주5일제 쟁취가 왜 서울대 병원만의 문제인가? 그리고 서울대병원노조가 파업을 통해 얻어 낸 단기 병상제 폐지와 병실료 인하가 자신들만의 배타적 요구인가?

따라서 서울대병원지부의 󰡐독자󰡑 파업은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사측에 맞서 벌인 정당한 파업이지, 대병원 노조의 횡포가 아니다.

무엇보다 노무현이 대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을 󰡒노동 귀족󰡓들의 이기적 투쟁이라고 매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은 매우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주호 국장의 이런 주장을 노동자 투쟁에 적대적인 조․중․동 같은 우익 언론이 자주 인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끝으로, 이주호 국장은 지난 8월 28일 󰡐보건의료노조 산별합의안 10장 2조 문제점에 대한 전국토론회󰡑 때 󰡒민주노총 산하 연맹들이 공식 직함을 걸고 참가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일부 다른 연맹들의 입장 표명에 대해 불쾌해 하고, 차수련 씨처럼 󰡒우리 조직 일을 조직 내부가 아닌 바깥에서 난도질당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하는 것은 관료적이고 부문주의적인 태도이다.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서울대병원 지부장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