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청와대 문건 유출로 곤란을 겪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악 일정도 영향을 받을 듯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시간상 ‘연내 처리’가 어렵다면 연말 임시국회에 상정이라도 시키겠다는 태세로 달려들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예산안에 합의해 줘 이들의 사기를 높여 준 측면도 있다. 새해 예산안은 복지 예산은 찔끔 올리는 대신 담뱃세 인상 등으로 그 이상의 부담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었다.

예산안이 통과되자마자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은 공무원연금 개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연금 개악과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 국정조사를 연계할 수도 있다고 내비쳤다.

신임 인사혁신처 처장 이근면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시작했다. 공무원노조의 반발로 무산됐지만 지방공무원들을 대상으로도 설명회를 열려 했다. ‘의견 수렴’이라는 명분을 쌓으려고 퇴직자들을 비롯해 공무원 단체들을 만나고 있다. 지역별로 열기로 한 공청회가 공무원 노동자들의 항의로 무산되자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번에 새누리당이 공노총을 회유한 것처럼 이근면도 교총 등 공투본 내 온건파를 만나 이간질하려 한다. 이런 이간질을 막으려면 공무원노조와 전교조 등 공투본 소속 노동조합들이 공무원연금 개악과 이런 면담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공무원연금 개악을 진지하게 막을 생각이 없다.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 문희상은 “시한을 못 박고 대통령 오더대로 쭉쭉 밀고 나가는 것”을 문제 삼지만 개악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심지어 문재인은 “정부·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나선 것은 매우 용기 있고 잘하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문희상이 ‘사회적 합의기구’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그 입장을 계속 유지할지도 믿을 수 없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새정치연합의 “확고부동한 3원칙”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노후소득 보장, 지속가능성, 세대 간의 연대’가 3원칙이다. 이렇게 모호한 표현은 새누리당도 가져다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완구는 절차적 이견 정도만 있을 뿐 “내용에 대해선 서로 공감을 하고 있다” 하고 말했다. 김무성은 새정치연합의 체면을 세워 주되 공무원노조 등은 배제하는 합의 기구를 만들 수 있음을 내비쳤다.

따라서 공투본이 투쟁보다 ’사회적 합의기구’를 앞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 새누리당이 주도하고 새정치연합이 거드는 사회적 합의기구는 기껏해야 개악을 정당화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공적연금 강화 공투본’은 공무원연금 개악 반대를 분명히 하며 조합원들의 투지를 제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투쟁 동력이 있는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구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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