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노조가 11월 27일과 12월 4일 두 차례 4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18년 무파업 기록을 깨고 노동자들이 일어섰다.

노동자 수천 명이 모여 파업 집회를 열고 공장 안팎을 행진했다. 사내하청지회도 함께했다. 노동자들은 외쳤다. “기본급 인상하라”, “통상임금 확대하라”, “정몽준이 책임져라.”

파업 대열의 다수가 30대를 전후한 청년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고참 노동자들의 경험에서 배우고 있다. “파업을 시작하면서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파업 경험을 자주 물어봐요. 선후배 사이가 더 끈끈해졌어요.” (한 고참 노동자)

또 파업을 통해 단결과 연대의 정신도 배우고 있다. “울산과학대나 울산대병원의 청소 노동자 투쟁에도 연대하려고 합니다. 다 같이 살아야죠.” (입사 8년 차 노동자) 

이번 파업을 전체 노동운동 진영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오랫동안 숨죽여 왔던 민주노조의 맏형인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다시 일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배자들은 현대중공업 투쟁을 경계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참이라 더 눈엣가시일 것이다.

파업 당일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은 “현대중공업 파업의 끝은 공멸”이라고 비난했다. 보수 언론들은 정규직 ‘귀족노조’ 때문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늘었다며 이간질했다.

노동자들은 이런 비난에 분통을 터뜨렸다.

“귀족노조라고요? 젊은 사람들 시급이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주말도 없이 일해도 생활이 힘들어요. 그래도 회사가 잘나갈 때 참으라고 해서 참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위기니까 참으라고요? 더는 못 참겠습니다.”

정규직 때문에 비정규직이 늘었다는 비난은 말도 안 된다. 사내하청 노동자의 엄청난 증가로 이익을 본 건 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라 사측이다. 사측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열악한 처지로 내몰고 쥐어짜 왔다. 올해만 사내하청 노동자 12명이 산재로 숨졌다. 게다가 사측은 위기라며 사내하청 노동자 수천 명을 다 쓴 휴지처럼 해고하고 있다.

오히려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간 정규직의 임금 인상 수준에 준해서 사내하청 노동자의 임금이 올랐어요. 그래서 많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조가 승리하길 바라고 있어요.”

그러나 사측은 물러서지 않고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노동자 간 임금 차별을 만들고 노동 강도 강화를 꾀하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현장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사내하청 노동자 수천 명을 해고하고 있다. 조선업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쟁취하고 사측의 공격을 막아내려면 노조가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싸워야 한다.

조합원의 목소리

이번 파업은 노동자들을 고무해 더 큰 투쟁의 가능성을 키웠다. 많은 노동자들이 첫 파업 이후 현장의 기세가 올랐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 투쟁 수위를 더 올리자는 목소리도 많다.

“지금처럼 부분파업을 일주일에 한 번만 하지 말고 더 자주 해야 돼요.”

“회사가 계속 이렇게 나오면 1989년 1백28일 파업처럼 싸울 수밖에 없어요. 전면파업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파업할 때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함께하고 싶을 텐데, 같이 못해 안타깝습니다.”

노조 지도부는 이런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더 적극 반영해 투쟁을 전진시켜야 한다. 지금처럼 다음 파업을 2주 뒤로 멀찌감치 잡고 찔끔찔끔 싸워서는 사측에게 반격을 가할 시간만 벌어줄 수 있다. 파업 수위를 높이고 투쟁을 더 전진시켜 나갈 때, 사측의 눈치를 보며 주저하는 노동자들을 투쟁에 동참시킬 수 있을 것이다. 파업 대오가 현장 구석구석을 집단적으로 행진하며 적극적으로 더 많은 노동자들의 동참을 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이번 파업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원하청 연대의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수지만, 일부 비조합원인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용기 있게 사측의 압박을 무릅쓰고 파업 집회에 동참했다.

정규직 노조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해고 반대 등 불만을 대변하면서 파업 동참을 호소한다면, 더 많은 하청 노동자들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번 파업의 효과를 높이는 데도 중요하다. 파업으로 생산에 일부 차질이 있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일을 해 파업 효과가 반감됐다. 현대중공업 노조 지도부는 원하청 연대 건설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