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조(공공운수노조연맹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 분회)가 11월 27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간호 인력 충원, 임금 인상, 제3병원 건립으로 인한 문제 해결이다. 이밖에 공공기관 가짜 정상화 대책 철회,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의 간호 인력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 경북대병원 사측은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통해서 간호 인력을 “유지 및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지키기는커녕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줄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간호사들의 분만이나 육아휴직 등으로 생긴 결원을 충원하지 않아 병동마다 최소 한 명에서 세 명까지 결원 상태다. 응급실의 경우 다섯 명이나 결원인 상황이다.

칠곡 제2병원의 경우, 병동마다 정해져 있는 간호 인력 기준을 임의로 낮춰 간호사 1명당 관리하는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이는 환자들의 건강 관리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경북대병원은 이런 문제는 뒤로 한 채 무려 2천5백억 원을 들여 7백 병상 규모의 제3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제3병원을 건립한 후 본원을 3분의 1 규모로 축소할 계획을 내놓았다. 반면에 이에 따른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존 노동자들로서는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공공의료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경북대병원은 이미 칠곡 제2병원을 건립하며 본원의 신생아실을 줄이고 분만실 운영을 사실상 중단시켰다. 공공병원 기능을 축소시킨 것이다. 지금대로라면 본원 규모가 대폭 줄어 지역 거점 공공병원의 기능이 대폭 축소될 공산이 크다.

한술 더 떠 경북대병원 측은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밀어붙이려 한다. 퇴직금, 자녀 교육·보육비, 의료비 등 10개 항목에 대한 ‘방만 경영 개선’ 지침을 적용시키겠다고 나섰다. 결국 공공병원의 적자를 병원 노동자들을 쥐어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선 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단호하다. 원래 2백80명이 파업에 참가하기로 했는데, 조합원들의 동참 의지가 높아 현재 3백50명이 1층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을 준비하면서 칠곡 제2병원 소속의 많은 노동자들이 새로 노조에 가입했다. 칠곡 제2병원 노동자들의 파업 참가도 두드러졌다. 급식실 조리사들까지 파업에 동참하면서 급식 공급에 타격을 줘 병원측을 당혹케 만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자 환자들의 건강과 공공의료를 지키기 위해서도 중요한 투쟁이다. 이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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