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의료 민영화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영리 자법인 설립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 발표에 이어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고시됐다. 메디텔[병원과 호텔의 합성어] 규제를 완화하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도 고시됐다. 신의료기술 평가 규제를 완화하는 행정규칙도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 고시를 앞두고 있다.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다. 영리병원 설립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12월 9일에는 새누리당 의원 이명수 등이 의료법인의 인수·합병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금까지는 의료법인이 해산하면 그 자산은 국가로 귀속됐다. 건강보험 등 국가 재정이 투입된 의료 시설을 팔아 이익을 챙기지 못하도록 한 조처다. 그렇게 함으로써 병원 소유주가 공공의 이익과 직결된 병원을 책임지고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법이 통과되면 필요에 따라(파산을 가장해야겠지만) 병원을 사고파는 것이 가능해진다. 병원을 판매한 자는 이익을 챙겨 병원 운영에서 손을 뗄 수 있게 된다. 다른 한편 대형 자본은 여러 개의 병원을 인수해 체인형 병원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병원들의 이윤 추구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영리 치과들이나 최근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체인형 치과병원들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이 병원에 고용된 의사들은 병원 소유주가 요구하는 실적을 채우거나 인센티브를 얻기 위해 불필요한 진료를 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 비용은 환자들에게 떠넘겨지거나 건강보험 재정 누출로 이어졌다.

병원 인수·합병이 허용되면 병원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위협에 노출된다. 이는 지금도 열악한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필요한 의료 서비스보다 돈 되는 서비스에 더 많은 인력이 배정될 것이고 이는 환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할 것이다.

영국 스태포드 병원에서 벌어진 사건이 이 과정을 잘 보여 준다. 영국 정부는 국가의료체계(NHS) 민영화의 일환으로 스태포드 병원 등 일부 병원들에 재정과 병원 인력 운영의 자율성을 주는 조처를 도입했다. 스태포드 병원은 비용을 줄이려고 기존 인력을 대폭 줄였다.

2013년에 최종 발표된 프란시스 보고서는 이런 조처로 스태포드 병원의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적절한 치료가 제공될 경우 살 수 있었던 사람 1천2백 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박근혜 정부는 최근 의료를 비롯한 공공부문 민영화 추진에 날개를 달아 주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국회에 상정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에도 우리 편의 뒤통수를 치고 상정에 합의해 줬다. 심지어 연내 통과 가능성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진주의료원 폐원에 대한 복지부의 최종 승인도 이뤄졌다.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도 곧 시도할 것이다.

따라서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은 시급히 전열을 가다듬고 투쟁을 재개해야 한다. 특히 의료법 개정안 등 당면한 의료 민영화 정책 추진을 막기 위한 활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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