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익산의 한 성당에서 재미동포 신은미 씨와, 통일운동가 황선 씨의 토크 문화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 도중 한 일베 성향의 청소년이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생각하냐?”며, 시비를 걸다가, 연사에게 사제 폭탄을 던지는 테러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행사 진행 요원들이 “영화에서 일어날 법한 테러”에 신속하게 대응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테러범을 직접 막은 진행 요원과 전북대 교수 등 3명이 부상당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일베와 일부 보수세력은 테러범을 “의사”, “열사”로 부르며, 재판을 위한 모금까지 하고 있다. 

한편,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중동 수니파 무장조직 ‘ISIS’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지지하는 박근혜 정부는 이번 사건의 가해자를 처벌하기는커녕, 피해자인 황선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미국 국적의 신은미 씨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또, 박근혜는 최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종북 콘서트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우려스러운 수준에 달하고 있다. 몇 번의 북한 방문 경험이 있는 일부 인사들이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생활상이나 인권침해 등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자신들의 일부 편향된 경험을 북한의 실상인양 왜곡·과장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지만·정윤회로 상징되는 청와대 내 권력 투쟁과 경제 위기 심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극우세력과 박근혜 정부는 조현아의 소위 “땅콩 회항” 사건과 더불어 이번 사건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사를 돌리고, 저항에 나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좌파들에 대한 마녀사냥에 나서는 것 같다.

물론 신은미 씨가 강연에서 “수배 생활과 가난 속에서 어렵게 활동하는 통일운동가들에 대한 연민을 표현하면서 통일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일부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아무리 통일을 지지한다 할지라도, 그동안 통일운동을 주도한 소위 자민통 계열이 보였던 패권주의 문제와 북한에 대한 무비판적인 태도, 그리고 6.15 공동선언 이후에 “통일의 동반자”이고 한나라당(새누리당)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민중운동 탄압에 대해 제대로 맞서지 못한 것 때문에, 실망한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은미 씨의 강연의 근본 내용은 “여행 가기 전만 해도 가난하고 억압적인 것으로만 보였던 북한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러 차례 북한이 가난하다는 얘기를 했고, 탈북자들이 본 북한과 자신이 본 북한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테러 직전에는 "가난한" 북한에 “고아원”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심지어 황선 씨가 남한 대학생들의 대표로서 북한에 방문했을 때 “혁명소설만 읽을 것으로 생각한” 북한 대학생들이 “다양한 외국 소설”을 읽고 있다는 말에, “연출된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오히려 그동안 "종북 논란"에 대해 "면역"이 되었다고, 스스로 말씀하신 신은미 씨가 이번에 크게 상처받을까 봐 더 걱정된다. 

실은 나 역시 올해 여름에 중국 여행 도중 압록강 근처에서 보트를 타면서 북한 쪽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것과, 북한 우표를 보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중국 국경에서 강 건너편 북한으로 건너갈 수 없는 현실이 정말 안타까웠다. 

신은미 씨는 60년 분단의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뿐이다. 테러 직전까지의 콘서트 영상을 보면서 이 점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베와 극우파로부터 "영웅"으로 떠오른 테러범을 당연히 법적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사제 폭탄”만 제조하고,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변명한 테러범이 비록 구속되었을지라도, 이번에 잘 대처하지 못할 경우, 노르웨이 집권 노동당의 정부청사를 공격하고 사회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청소년들을 학살한 브레이비크 같은 확신범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런 점에서 황선이 “테러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테러는 분단이 저지른 것”이라며, 테러범에게 “선처”를 요구한 건 부적절했다.

물론 콘서트 행사장에 사복 경찰들이 배치되었음에도 이번 테러를 막지 못했던 경찰들과 쌍용차 해고자들의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사측 편을 든 사법부가 이번 테러 사건을 공정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자본주의 체제에 맞설 수 있는 노동운동이 강력해지는 것이야말로, 이번 테러의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