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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로비농성에 돌입한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4층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던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 2백여 명이 농성 4시간만에 연행됐다. 이들의 농성은 SK원청과의 첫 면담 성사라는 성과를 남겼다.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활임금 보장, 노동시간 단축, 다단계 하도급 개선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나선지 50여 일이 지났다. 노동자들은 "저녁은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다고, 휴일에는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다고, 전봇대에서 떨어져 죽는 꿈을 더는 꾸고 싶지 않다고,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이라도 지켜달라고"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 절박하게 외쳤다. 그러나 원청은 노동자들의 이런 간절한 외침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계속해서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노동자들을 기만했다.

경총과 지속해오던 교섭은 지난해 12월 결렬됐다. 교섭 내내 경총과 하청업체는 사용자의 지불능력과 결정 권한의 한계만 보여줬다. 지불능력도 있고, 결정 권한도 가지고 있는 원청인 진짜 사장 SK가 책임져야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 진 것이다.

한편,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SK서린빌딩은 하성민 윤리경영위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30일 하성민 전 SK텔레콤 대표이사와 SK브로드밴드 임원진들은 을지로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시간을 오래 끌지 않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빠른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즉각적인 노사교섭 진행과 부당노동행위·도급계약강요에 대한 시정, 다단계 고용금지 등 세부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사측의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한없이 비윤리적인 작태를 보이고 있는 SK그룹의 실체가 하성민 윤리경영위원장 선임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분노했다. 또한 “윤리경영위원장은 그 직책에 부끄럽지 않게 지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스스로 지킬 생각이 없다면 우리가 지키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최근 SK 최태원 회장 가석방 논란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욱 분노케했다. SK 최태원은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기업 공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3년부터 복역 중이다. 아직 4년 형기의 반도 채우지 않았다. 앞서 2008년에도 최태원은1조 5천억 원을 분식회계하고 비자금 1천억 원을 정치권에 뿌리고도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노동자들은 “윤리 경영을 외치는 SK그룹이 사실상 뒤에서는 노동착취를 해왔다.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은 사측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사면이 웬말”이냐며 분노했다. 또 “재벌 총수가 가석방됐다고 경제가 활성화 된 적 없다” 며 ‘경제살리기’ 포장지를 씌운 재벌총수 사면을 규탄하며, “윤리경영은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천여 명의 노동자를 추위에 길거리에 세워놓는 기업의 총수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못 나온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