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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를 통해 집권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5년 전 체첸인들의 시체더미를 딛고 권좌에 올랐다. 1999년에 전임 대통령 보리스 옐친은 KGB[옛 소련의 보안경찰] 대령 출신의 푸틴을 총리로 임명했다.

총리로 임명된 지 몇 달 만에 푸틴은 체첸 지배권을 되찾기 위해 야만적인 군사 공격을 감행해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로즈니를 무자비하게 파괴한 것과 동시에, 러시아에서는 체첸을 “군벌들”, “산적들”,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묘사하는 민족주의적 선전의 광기가 휘몰아쳤다.

이런 술책은 푸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는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감”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옐친은 1999년 말 퇴임 직전에 푸틴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 러시아의 국영 언론들은 푸틴을 지지하고 나섰고 그는 2000년 3월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서방 지도자들은 푸틴의 권위주의적 살인강도질을 승인했다. 그들은 1989년 이후 러시아에 강요한 “자유 시장” 개혁이 통제를 벗어날까 봐 우려했다.

푸틴이 체첸에서 저지른 야만적인 짓에 대한 서방의 상징적 비판조차 2001년 9월 11일 이후에는 사라졌다. 그가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푸틴이 부시와 블레어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멋대로 행동하도록 허용해 준 대가로 미국과 영국은 푸틴의 체첸 공격을 분명하게 지지했다.

집권 이후 푸틴은 러시아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해 왔다. 그는 언론을 확고하게 통제했고 체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도한 비판적 언론인들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체첸 상황을 진실되게 보도한 것으로 유명한 자유주의 언론인 안드레이 바비스트키(Andrei Babistki)와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Anna Politkovskaya)는 베슬란 사태 당시 비행기를 타고 현장으로 가려 했다.

푸틴의 비밀경찰은 바비스트키를 억류하고 폭발물을 수색한 다음 폭행을 가하고 날조된 혐의를 뒤집어씌워 1주일 동안 감옥에 집어넣었다.

폴리트코프스카야는 비행기 탑승을 금지당했다. 그녀는 다른 비행기를 탔지만 내릴 때쯤에는 심각한 병에 걸려 있었다. 의료 검사 결과 그녀는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에 중독됐음이 밝혀졌다. 그녀는 지금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그런 일들은 푸틴의 “민주적” 러시아에서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위기는 푸틴의 권력 장악력에 약점이 있음도 보여 주었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푸틴의 상황 대처 방식을 비판했다. 이런 분노는 갈등이 더 확산되면 폭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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