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지도부는 대타협기구 참여를 두고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탈퇴해 파업을 하는 투트랙(소위 ‘협상과 투쟁의 병행’) 전술의 일부라고 한다. 연금행동에 참가한 민주노총 담당자도 “대타협기구는 노사정위와는 달라, 참여하더라도 투쟁 조직에 해악적이지 않다”며 연금행동의 대타협기구 참여를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타협기구’ 참여는 그 논리상 타협(양보)를 전제로 한 것이다. 특히, 노조 지도부가 협상의 논리에 묶여 투쟁 전선이 약화될 수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 김현숙은 “대타협기구에서 원활하게 논의가 이루어지려면 각자의 구체적인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노조 측의 양보안을 요구했다. 새정치연합은 재정 절감 효과를 위해 상하위직 가리지 않고 15퍼센트를 일괄 삭감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대타협기구 참여를 중요하게 여길수록 각종 ‘양보론’이 비집고 들어올 수밖에 없다. 공무원노조를 비롯해 공노총, 한국노총, 교총 등은 대타협기구 참여를 결정한 날, ‘연금개혁의 수용 가능한 대안’을 만들기 위한 정책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공노총은 양보안을 위한 조합원 설문조사까지 했다고 한다.

이처럼 지도부가 양보를 전제로 한 협상을 하면 기층 조합원들에게 혼란된 메시지를 주는 셈이다.

조합원들과 현장 활동가들이 매서운 한파 속 길거리 농성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투쟁기금을 냈던 것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해서였지, ‘연금개혁의 수용 가능한 대안’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노사정위와 마찬가지로 대타협기구도 투쟁 조직에 방해물이긴 매한가지다. 지금은 대타협기구 참여가 아니라 공무원연금 개악에 맞선 ‘연가파업’을 하겠다는 전교조와 공조해 민주노총 새 지도부의 실질적인 파업 조직에 나서야 한다.

한 달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공무원연금 개악을 강행하면 파업에 나서겠다고 답한 공무원 노동자가 무려 65.8퍼센트였다. 현장 조합원들은 지도부가 투쟁을 호소한다면 행동에 나설 태세다. 따라서 이렇게 조합원들의 분노와 투지가 유지될 때 저항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와 여당의 연금 개악 의지를 꺾을 수 있다. 공무원노조 내 투사들은 민주노총 총파업 조직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