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이 공무원연금 개악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 새정치연합 씽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최근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본질논쟁을 촉구하며’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연구자 개인의 입장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그동안 새정치연합 주요 인물들이 해 온 말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이 보고서를 그저 개인 의견으로 보기는 어렵다.

보고서는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악 ‘논리' 중 일부(충당부채)를 비판하지만 결론은 공유한다. 새누리당처럼 적자를 과장하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국민의 세금으로 매년 보전해야 하는 정부보전금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보전금 규정 폐지가 유력한 대안”이라고 한다.

실제로 정부책임 조항을 삭제하라는 요구는 새누리당 요구이기도 하다. 그나마 새누리당은 말로는 ‘책임준비금 제도가 있으니 정부가 책임진다’고 한다. 새정치연합 보고서에는 이런 말 뿐인 ‘책임’조차 없다.

공무원연금은 후불임금이므로 정부가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 연금 지급을 정부가 책임지지 않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공무원 노동자들이 떠 안아야 한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재정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기여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도 “계속해서 보험료를 조금씩 인상하는 단계보험료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번 법개정 절차 없이 자동으로 보험료를 올리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급률도 낮추고 “정년연장 등을 통한 수급개시연령을 연기”하자고 한다.

결국 ‘공무원연금에 국민세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 정부가 책임지지 말고 공무원들이 더 내고 덜 받고 더 늦게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대동소이한 개악안이다.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의 핵심 요구는 ‘연금을 연금답게’다. 이를 실현하려면 정부 책임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 새정치연합처럼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에 서면 공적연금 상향평준화 요구는 불가능하다.

국민연금 개선을 위한 운동 진영은 정부의 기금고갈 협박에 맞서 ‘국가지급책임조항’신설을 요구해 왔다. 공무원연금처럼 국민연금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것을 법으로 분명히 하라는 요구다. 공무원연금 ‘국가지급책임조항’조차 삭제하자는 새정치연합 주장대로라면 더 나은 공적연금은커녕 개악 도미노를 막기도 어렵다.

이런 새정치연합과 공조해 ‘연금을 연금답게’ 만들겠다는 것은 허상에 가깝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퍼센트까지 떨어뜨린 것도 새정치연합이다. 이들은 지난해 초 기초연금 사기극 공범짓을 했다. 의료, 교육 등 공공재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새누리당과 야합해 국회에 상정했다.

앞으로 새정치연합의 공무원연금 개악 의도는 더욱 노골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공무원노조가 양보 교섭 테이블인 대타협기구에 참여하면서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투 트랙’은 파산할 공산이 크다. 가망없는 공조를 택하기보다 파업을 선언한 민주노총·전교조와 함께 파업을 조직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