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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독일ㆍ네덜란드 노동자 시위 - 신자유주의 공격에 맞선 투쟁

지난 10월 2일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네덜란드에서는 무려 30만 명이나 참가했다. 네덜란드 경찰은 “1981년 반핵 시위 때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5만 명이 모였다. 이것은 지난 4월 50만 명이 참가한 것에 비하면 소규모이지만, 그래도 최근 몇 년 간 가장 커다란 시위 중 하나였다.
이들 시위는 최근 계속돼 온 신자유주의 개혁 반대 투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실업 문제가 심각한 옛 동독 지역에서는 매주 “월요시위”가 벌어졌고, 네덜란드에서도 9월에 6만 명의 노동자들이 행진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사회적 합의’ 모델로 꼽히던 독일과 네덜란드는 이제 신자유주의적 공격과 이에 맞서는 투쟁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지배계급은 ‘사회적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신자유주의 개혁을 고분고분하게 따르도록 만들려 한다. 이것은 더 많이 일하면서 더 적게 받고, 더 늦게 퇴직하며, 퇴직자 연금과 실업수당이 대폭 삭감되는 것을 의미한다.

고분고분

이러한 시장주의 개혁은 정치적 불안정을 낳았다. 특히 이러한 ‘개혁’이 ‘노동자 정당’에 의해 추진됐기 때문에 더 심각했다.
독일에서는 사회민주당이 시종일관 ‘개혁’을 주도해 왔다. 네덜란드에서는 현재 우파 연립 정부가 개혁을 주도하고 있지만 그 기반을 닦은 것은 이전의 노동당 정부였다.
이것은 오랫동안 사회민주당에 정치적으로 종속돼 있던 많은 노동자와 다른 사회집단의 급진화를 가져 왔다. 이번 시위는 이러한 급진화의 표시였다.
그러나 이러한 급진화가 표현될 수 있는 정치적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는 극우파의 선동에 호응했다.
9월 독일 지방선거에서 나찌 정당은 ‘개혁’에 대해 기회주의적 입장을 취하면서 옛 동독 지역인 작센과 브란덴부르크에서 의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나찌 정당에 투표한 유권자 중 76퍼센트가 ‘개혁 반대’가 가장 중요한 정치적 문제라고 답했다.
네덜란드에서도 2002년 이후 핌포르타운당(LPF)이라는 우익 정당이 급부상했다. 지금 LPF는 내부 위기에 시달리고 있지만 다시 한 번 부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이번 시위는 매우 중요했다. 대규모 시위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조합 활동가·비정규직·연금생활자·실업자·이주노동자들이 함께할 수 있었다.
이런 움직임은 정부와 극우 세력이 노동계급 내부의 분리를 이용할 수 있는 여지를 제한할 수 있다. 독일 시위대는 나찌 반대 구호를 동시에 내걸고 행진했다.
고무적이게도 운동 내에서는 이 운동을 정치적 대안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존재한다.
독일에서는 WASG[노동과 사회 정의를 위한 대안]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사민당과 노동조합의 기존 활동가들뿐 아니라 독일 ATTAC처럼 새로운 반자본주의 운동 세대와 일부 혁명적 좌파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올 11월 정식 정당으로 발족할 준비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극좌파들이 시위를 조직하는 데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노동운동 지도부 내 일부는 이 운동을 무시하거나 정부와 협상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정하고 싶어한다.
독일 노총은 4월에는 아래로부터의 압력이 워낙 커서 어쩔 수 없었지만 10월 2일 시위에는 공식적으로 동원을 하지 않았다.
독일 노동조합은 사민당에 대한 입장을 놓고 분열돼 있다. 노동조합 상층 간부 중 상당수는 개혁의 일부를 받아들이면 사민당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네덜란드의 3대 노총은 적극적으로 조합원들을 동원했고 시위 성공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시위는 정부를 위기로 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협상 테이블로 불러오기 위한 것”이라고 제한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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