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최경환은 지난 3월 4일 “디플레 우려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이 일어나지 않고는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며 “최저임금을 빠르게 올릴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최경환의 “디플레 우려” 발언은 곧 금리 인하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급작스레 기준금리를 2퍼센트에서 1.75퍼센트로 인하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퍼센트대로 낮춘 것은 사상 처음이다.

내수 활성화 운운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금리 인하를 압박한 진정한 이유는 환율 인상(원화 가치 하락)으로 기업들의 수익을 높여 주려는 것이다.

금리를 내리면 전셋값이 올라가고 주택 수요가 늘어나 이미 1천조 원을 넘은 가계부채를 더욱 키울 위험이 크지만, 기업들이 수익을 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은 “수출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아주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디플레 우려”

최경환의 “디플레 우려” 발언이 금리 인하로 기업들의 수익을 높여 주려는 목적이었다면, 임금 인상 운운한 것은 립서비스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에도 당시 국무총리 정운찬이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했지만 재벌들의 반발로 흐지부지된 바 있다. 최경환도 지난해 7월 경제부총리 취임 직후 임금 인상 등을 통해 기업 사내유보금이 가계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은 했지만, 실효성 있는 정책이 추진된 것은 없었다.

실제로 최경환은 최근에 “임금 인상이 정부 바람이지만 노사 자율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한 발 물러났다. 또, 정부는 공공부문 용역 노동자들에게 시중노임단가(시급 8천 원, 월급 1백67만 원)를 적용하라고 지침은 내렸지만, 이를 어기는 공공기관들에 대해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3월 말까지 노사정위에서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합의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금 노사정위에서 다루고 있는 3대 핵심과제(통상임금, 노동시간, 정년연장)는 죄다 임금을 삭감시키는 조처들이다. 통상임금 범위 협소화,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임금피크제 도입이 노리는 것이 바로 임금 삭감 효과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의 대가를 치를 이유가 없다. 게다가 경제 위기 이후 실질임금 인상률은 0퍼센트대로 정체하고 있고, 이에 따라 노동소득분배율(총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최저임금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현행 최저임금(시간당 5천5백80원)으로는 “노동자들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는커녕 노동자 1명의 생계비조차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밥 한 끼 값도 되지 않는 최저임금으로는 한 시간 일해 봐야 겨우 빅맥 세트 하나 사 먹을 수 있다. 연간 1천만 원에 이르는 대학 등록금을 벌려면 최저임금으로 1년 내내(1천7백92시간) 일해야 하는 지경이다. 게다가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가 2백9만 명에 이른다.

반면, 재벌들의 곳간은 차고 넘치고 있다. 2014년 말 국내 1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만 해도 무려 5백3조 9천억 원으로 1년 사이에 또다시 37조 6천3백억 원이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의 핵심 요구 중 하나로 ‘최저임금 1만 원’을 내걸었다. 노동자들의 생활임금을 보장하고 날로 악화하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 스마트폰 앱으로 〈노동자 연대〉를 만나 보세요!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아이폰 앱 다운로드

📮 매일 아침 이메일로 〈노동자 연대〉를 구독하세요! 아이폰 앱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