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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에서 만난 이라크 저항과 국제반전운동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반전, 반세계화 운동의 다음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국제회의가 열렸다. 전 세계 모든 대륙 43개 나라에서 3백여 명이 참석했다.
베이루트는 1982년 이스라엘의 공격을 패퇴시킨 저항의 전통이 있는 도시이다.
이번 회의는 이라크에서 강력한 저항이 벌어지고 미국의 점령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열렸다. 과거와 현재의 저항이 이 회의의 분위기를 지배했다.
이 회의는 그 동안 국제반전운동이 이뤄낸 두 가지 성과를 확인했다. 첫번째는 이 회의의 제목 자체가 보여 주듯이 반전운동과 반자본주의 운동의 결합이다.
운동의 급진적 발전은 이미 올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서 확인했듯이 반전운동과 반자본주의 운동의 정치적 결합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두번째 측면은 현재 미국 제국주의의 핵심 고리인 이라크와 중동 지역의 운동이 국제반전운동과 만났다는 점이다.
이미 2002년과 2003년에 이집트 카이로에서 국제반전회의가 열렸다. 카이로 회의는 중동 지역의 운동과 국제반전운동을 결합시키는 정치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회의에는 팔레스타인 저항활동가들과, 이집트, 레바논, 이라크의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라크에서 온 20여 명 중 일부는 실제로 팔루자, 바스라 등에서 저항을 벌이고 있다. 베이루트 회의의 중요한 의의는 국제반전운동과 이라크 저항이 만났다는 점이다.
회의는 현 상황을 반영하듯 이라크 점령에 대한 논의가 핵심을 이뤘다. 회의의 결의문에서도 이라크인들의 저항을 지지하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남반구초점의 월든 벨로는 회의 모두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팔루자 봉기는 이라크 민족해방전쟁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그 이후 나자프나 라마디 같은 도시에서 봉기가 잇따랐다. 이 봉기들은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사담 후세인의 잔존세력이 아니라 매우 광범한 민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라크 민중 저항의 승리는 매우 분명한 한 가지 요소에 의해 촉진될 것이다. 바로 강력한 국제반전운동이다. 마치 1968년 구정공세 이후에 거리로 몰려 나왔던 반전운동처럼 말이다.”
영국 전쟁저지연합을 대표해 참가한 조지 갤러웨이는 반전운동의 현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운동은 위기에 빠져 있지 않다. 오히려 우리의 적 미국 제국주의와 그들이 치르고 있는 이라크 전쟁이 위기에 빠져 있다. 그들은 거대한 바위를 옮기려고 재주를 부리다가 그 바위를 자신들의 발등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강력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팔루자, 나자프, 바그다드를 포함한 36개의 해방된 도시와 마을의 거리 하나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반전운동의 교훈은 베트남 민중의 저항뿐 아니라 강력한 반전운동이 결합돼야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우리는 이라크인들의 저항이라는 모루와 반전운동이라는 망치 사이에 전쟁광들을 끼워 넣어야 한다. 10월 17일 국제공동반전행동은 그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