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올해 4대 부문 개혁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면서 공공부문 개혁을 노동·교육·금융과 함께 ‘개혁’ 대상 4대 부문에 포함시켰다.

공공 개혁으로 거론되는 일은 공무원연금 개혁, 공공기관 ‘기능 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통폐합과 민영화, 지방교부세 제도 변경 등을 통한 지출 삭감 등이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는 노동부문 개혁 과제로 언급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직무·성과 중심 임금 체계, 임금피크제 도입 등도 공공부문에서부터 도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해에도 공공기관 ‘정상화’ 등으로 공공부문 공격에 열을 올렸던 박근혜 정부가 또다시 공공부문 공격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재정적자의 위험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국가채무가 당장 위기를 부를 정도로 많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침체하면서, 조세 수입은 별로 늘지 않는 반면 국가지출은 늘면서 나라 빚은 계속 늘고 있다.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백조 원을 넘어 5백3조 원(GDP 대비 33.9퍼센트)이 됐다.

민영화

앞으로도 복지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정적자는 가파르게 늘 공산이 크다. 국가 경쟁력 면에서 보더라도 복지가 확대돼야 하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 등에 대응해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재생산하려면 양육수당 등 최소한의 복지는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 증가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졌다. 국채 발행 증가로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시중 금리가 올라 기업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지배자들 사이에서 복지 ‘누수’ 방지, 공무원연금 개악, 공공부문 민영화 등으로 이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까닭이다.

이 맥락에서 경남지사 홍준표 같은 자들은 무상급식을 공격하는 데 선봉에 서서 자신을 우파의 대표 주자로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둘째,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대기업들을 국가가 시급히 지원할 필요가 커졌다. 이를 위한 손쉬운 방법으로 민영화가 떠오르는 것이다.

그들에게 민영화는 한편으로는 국가 지출을 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에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할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늘날 국내외 대자본들은 국유 부문에 돈벌이 기회가 없는지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과 수천 가닥의 연줄로 연결된 국가 관료와 주류 정치인들은 이런 요구에 귀를 기울인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줄이고 기업형 임대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서울시 경전철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시중 여유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이른바 ‘민자투자사업 활성화 방안’도 기업들(특히 재벌그룹 건설회사)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상하수도 개선 사업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은 물 민영화로 나아가는 길을 닦을 것이다.

또, 지배자들은 공기업들을 쪼개거나 통폐합하는 식의 민영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 일거양득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셋째,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공격함으로써 노동계급 전체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려 한다.

수출 경쟁력

한국 지배자들이 노동조건 공격에 열을 올리는 것은 특히 한국의 수출이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2000년대 이후 한국 경제가 크게 의존해 온 대중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시급히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 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정상화’로 추진하는 정책들이 바로 이것이다. 노조 조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체계를 개악하고 고용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면, 민간부문 기업주들이 피고용인들에게 이런 공격을 하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다.

끝으로, 지배자들에게는 이데올로기적 필요도 중요하다. 지배자들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아니라 공공부문이 경제 위기의 원인인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고 싶어 한다. 이런 책임 전가를 통해 시장과 경쟁이 최선이라는 믿음을 퍼뜨리려 한다.

위에서 언급된 공공부문 정책들은 모두 노동계급의 삶을 공격하는 것들이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과 고용 불안정은 민간부문 노동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게다가 민영화 등은 공공서비스 요금을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박근혜 정부의 공공부문 공격에 맞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