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내버스 요금을 1백50~2백 원, 지하철 요금을 2백~3백 원 올리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버스와 공항버스 요금도 올릴 계획이고, 경기도·인천시와 논의해 광역버스 요금을 올리려 한다.

또, 서울시는 지난 3월 4일에 ‘서울시 대중교통 기본조례 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원가 수준, 적자 규모, 수도권 지역 대중교통 요금과의 형평성,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대중교통 요금을 2년마다 새로이 책정(사실상 인상)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를 뒤이어 인천시와 경기도도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서울시는 지하철 양 공사 통합 방안 발표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9일에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꺼냈다. 그래서 당시 〈노동자 연대〉는 서울시의 지하철 공사 통합 구상이 비용 절감과 요금 인상에 맞춰져 있다고 비판했다.(관련 기사 ‘비용 절감과 요금 인상을 위한 서울시의 지하철 공사 통합’[〈노동자 연대〉 140호] 참조)

서울시는 지난해 지하철 적자가 4천2백억 원, 시내버스 적자는 2천5백억 원에 이르러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박원순 식 노동자 증세일 뿐이다.

지하철 적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무임수송이다. 고령화로 인해 무임승차 비율이 전체의 30퍼센트를 넘어섰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무임수송에 대한 국비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국비 지원율을 줄여 온 정부를 비판하며 국가 지원을 늘리라고 요구하지는 않고 노동자·서민에게 적자 부담을 전가시키려 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지하철 9호선 사업에 뛰어든 보험사들(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을 비롯한 국내 주요 보험사 열 곳)의 투자수익률이 향상돼, 보험사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버스의 경우, 서울시는 제대로 된 표준원가(시내버스 한 대가 하루 운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 검증과 원가 산정 공개도 없이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감사원 발표 결과를 보면, 서울시가 2013년 한 해에만 버스업체들에 2백1억여 원을 과다 지급했다. 또, 서울시가 2004년 준공영제 시행 이후 시내버스 업체 66곳에 해마다 2천억∼3천억 원의 적자분을 보전해 주고 있는데, 업체들이 제출한 운송원가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었다. 결국 버스준공영제가 사업주들의 배만 불려 준 셈이다. 서울시는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발생한 적자 책임을 요금 인상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다.

이런 서울시의 요금 인상 계획에 대해 서울지하철노조 등이 공식적으로 비판하고 아직까지 성명을 발표하지 않는 것은 아쉽다. 서울지하철 양 공사 통합에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지하철노조가 요금 인상 반대 등 공공성 확대를 주장하며 박 시장을 비판한다면, 시민들의 더 커다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최근 줄어드는 세수에 대한 대응으로 재정 절감에 박차를 가하며 복지 재정 조정에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담뱃값 인상, 공무원연금 개악 등 노동자·서민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법인세 인상 등 부자 증세는 한사코 거부하면서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원순 시장은 공공부문 부채 감축의 능력을 보여 기성체제의 환심을 사려는 것이다. 개혁주의는 결국 자본주의 국가 기구를 운영하려는 것이므로, 박원순 시장과 같은 개혁주의 정치인들은 ‘국정 수행 능력’을 입증하길 요구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대중의 기대와는 어긋나는 일이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 계획은 이러한 박근혜의 복지 공격을 더한층 이롭게만 할 뿐이다. 요금 인상 계획은 당장 철회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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