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플랜트건설노조의 몇몇 지부들은 실질적인 파업조직을 회피하고 있다. 몇몇 지부 지도부는 파업을 결정하지는 않고, 단지 매달 진행하는 정기모임을 4월 24일에 열어 집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지부 운영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도 하지 않은 채 지부장이 보고 형식으로 계획을 확정했다. 포항, 여수지부도 같은 방식으로 4월 24일 파업 집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장의 다수 노동자들은 4·24 총파업에 기꺼이 동참할 태세가 되어있지만, 지도부는 노동자들의 바람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플랜트건설노조 전남동부·경남서부지부 지도부는 사측과 협상에서 조합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협상안을 조합원들에게 강요해 불만을 자아낸 바 있다. 지부 지도부가 번번히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조합원들의 큰 반발에 부딪힐 것이다.

노동자들의 가장 큰 무기는 누가 뭐라고 해도 단결권으로 무장한 단체 행동권이다. 이 절대적인 무기도 갈고 닦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종국에는 거추장스런 장식품으로 전락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절대적인 무기를 어떻게 갈고 닦아야 할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노동자들 스스로 단결하고 뭉쳐 자꾸 싸워야 한다. 행동을 통해서 나만이 아니라 동료를 볼 수 있어야 하고 또한 나와 같이 싸우는 동료를 통해서 자신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동기는 현장에서 일만 하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만들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깨고 현장 노동자들을 독려하고 설득하여 전장에 세우는 일은 결국 한 조직의 지도부가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단결

싸움은 누구나 두렵다. 그러나 두렵다고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사용자들의 사육용 개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두려움이 클수록 내 옆의 동료를 믿어야 하고 의지해야 한다.

종종 플랜트건설 현장에서도 서로 다른 일을 하는 노동자들 간에 불신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파업으로 단결하여 싸우는 과정은 서로 간에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즉, 4.24 파업은 현장조합원들의 자신감과 단결력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노동자 대중들이 노동해방을 쟁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말로만 머리로만 뇌까리는 노동해방이 아니라 거리와 현장에서 자본가들과 직접적으로 싸우면서 몸으로 체득되는 선명한 당위! 그것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전장이 아니면 어디겠는가?

움츠리고 나약함에 떨고 있는 현장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깨우고 설득해도 부족할 판에 일부 플랜트 건설노조 지역지부 지도부들은 스스로 사용자들과의 싸움을 포기하고 있음은 물론, 저들과 맞서 당당히 싸우겠다는 현장 노동자들의 각오마저도 묵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지켜보아야 하는 마음이 참으로 착잡하고 치가 떨릴 지경이다. 관료주의가 낳은 철밥통이 전동경서로 대변되는 플랜트노조에도 뿌리 깊게 박혀 있음이 백일천하에 들어나고 있음이 아닌가 한다.

한편 건설연맹도 그릇된 해석으로 이런 상황이 빚어지는 데 일조했다. 실질적인 파업이 아니라 편법으로 집회 참가를 조직해도 4.24 파업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어떤 사람의 머리에서 그러한 해석이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건설연맹의 그릇된 해석 하달이 각 지부로 내려오면서 자의적 해석으로 돌변했고, 그에 따라 각 지부 지도부들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매달 있는 정기모임을 24일로 연기 진행한다’는 희극과도 같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권역별로 강제가 아닌 자율성에 맡기겠다는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의 취지가 이렇게까지 왜곡·와전될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느낀다. 그래서 더 아쉬운 것은 4.24 파업이 서울집중으로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그 아쉬움은 접어두고, 지금이라도 한상균 지도부가 현장노동자들을 믿고 더 분명하게 파업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 건설연맹과 같이 실질적인 파업을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진실을 덮으려 하고, ‘성완종 리스트’로 부패가 폭로되면서 깊은 위기에 빠지고 있다. 이럴 때 지금껏 단 한번도 실행하지 못했던, 모든 산업의 총파업이 실현되어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2천만 노동자의 끊어진 유대성이 회복되고 나아가 노동자 사회주의의 교두보가 놓여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