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연금 전문가’ 교수 18명이 ‘공적 연금 논란에 대한 연금 전문가 권고문’을 발표하고 이를 국회특위 여야 간사에게 제출했다.

이들 중에는 김용하 등 박근혜 정부의 연금 개악에 주도적으로 참가한 학자들뿐 아니라 김연명?이태수 교수처럼 참여연대 등에서 진보적 연금 개혁안을 제시하며 활동해 온 교수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공무원연금개정법안은 ...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라는 점을 존중하여 ... 통과되길 촉구한다.” 하고 밝혔다.

그러나 공무원?교사 노동자들은 이번 개악안에 동의한 바 없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공무원노조 이충재 집행부의 배신적 ‘직권조인’을 근거로 자신들의 야합을 ‘사회적 합의’로 포장하려 하지만 말이다.

오히려 배신적 ‘직권조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노조 내 중앙집행위원회의 압도 다수와 현장 간부인 여러 지부장들이 위원장과 사무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충재 위원장과 김성광 사무처장의 행위는 조합원들의 미래를 팔아먹고 노조 내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배신 행위다.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는 여전히 공식적으로 개악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진보적 교수들이 이런 목소리는 못들은 체하며 공무원연금 개악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실무기구에 직접 참여한 김연명 교수는 이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모를 리 없는데도 말이다.

이들은 역대 최악의 개악안을 두고 ‘사회적 합의’라고 치켜세우며 통과를 주문하고 있다. 이는 첫째, 정부 여당의 공무원연금 개악을 ‘개혁’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둘째, 노동조합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결국 공무원연금 개악안을 받아들이도록 한 새정치연합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퍼센트’도 진지하게 실현할 생각이 없다. 셋째, 공무원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의사를 거슬러 ‘직권조인’한 것을 정당화해 주는 것이다. 진보적 교수들이 이런 기본적 민주주의 절차에 대해서조차 무원칙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이들은 국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야합’들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을 ‘사회적 합의로 포장하고 있다.

18명의 ‘연금 전문가’ 들은 “적절한 노후소득보장에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 한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퍼센트’ 문구를 삭제하려는 새누리당-새정치연합의 시도에도 문을 열어 줬다. 또 “적정부담-적정급여의 원칙”을 내세워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시도에도 문을 열어 줬다.

따라서 “국민들의 연금 불신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그들 자신에게 돌려줘야 할 듯하다. 공무원연금 개악은 받아들이고 국민연금 개선 목표는 모호하게 하고, 보험료 인상은 기정사실화하는데 누가 연금 제도에 기대를 걸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국회에 설치될 사회적 기구가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부 여당은 ‘재정 절감’과 ‘사적연금 활성화’를 들이대며 시간만 끌다 먹튀할 것이고, 새정치연합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못 이기는 척 끌려다니다 무기력하게 꼬리를 내릴 공산이 크다.

진정으로 공적 연금을 개혁하려면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 전체를 돌려놓을 만한 압력이 필요한데, 그럴 수 있는 힘은 조직된 노동자들에게 있다. 그런데 이 ‘연금 전문가’들은 노동자들의 힘을 무력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적 연금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지금 진정으로 누구의 편에 서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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