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교사 노동자들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공무원연금 개악 야합에 맞서 끈질기게 싸우고 있다.

공무원노조 내 ‘공무원연금 사수 네트워크’(이하 사수넷) 회원들과 지부장 10여 명이 지난 26일 발의해 시작한 국회 앞 노숙 농성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 농성에는 일부 본부장들도 동참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전교조도 2박 3일 국회 앞 투쟁을 벌이며 힘을 보태고 있다.

공무원·교사 노동자의 노후 생계를 요절내는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마지막까지 노동자 임금을 강탈해 가는 정부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 줍시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노동자 생존권을 위해 자본과 정권에 맞서 끝까지 같이 싸웁시다!

오현근 서울본부 사회공공성강화위원장

정부, 국회의원, 기업가들이 주도한 공무원연금 개악으로 공무원·교사 노동자들은 너무나 큰 희생을 해야 합니다. 거의 집 한 채를 빼앗기는 수준입니다. 저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 같으면 집 한 채를 빼앗아 간다는데 그냥 앉아서 빼앗기겠습니까? 우리의 투쟁은 너무나 정당합니다. 함께합시다.

권정환 서울 마포구지부 사무국장

민주노총 최종진 수석부위원장과 공무원노조 정보훈 수석부위원장, 서정숙 경기본부장과 전교조 대표자들은 27일 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한 항의면담 자리에서 노동자들이 공무원연금 개악안에 합의한 바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연금 개악에 합의한 적 없다" ⓒ박천석

이런 노동자들의 저항은 국회 안에서 벌어지는 새누리와 새정치연합의 야합에도 일정한 영향을 주고 있는 듯하다. 공무원노조 이충재 집행부의 배신적 타협을 근거로 개악안에 합의해 준 새정치연합이 눈치를 보게 만든 것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퍼센트’에서도 마침내 후퇴한 새정치연합은 문형표 사과도 받은 셈 치고 넘어가기로 해 개악안 처리에 속도가 붙는 듯했다. 그런데 이런 항의 행동과 목소리가 계속되자 아무 명분 없이 후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새정치연합은 지금 세월호 시행령 개정을 내걸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물론 이조차 의심스럽기 짝이 없지만 노동자들의 항의 행동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처럼 지금 국회 앞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은 이충재 집행부의 배신과 지도력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우며 투쟁의 구심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런 저항은 설사 국회에서 개악안이 통과되더라도 앞으로 정부가 벌일 더한층의 공격에 맞서 저항할 의지와 조직의 기초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 공무원연금 개악이 마무리되면, 정부는 곧바로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확대 등으로 공격해 올 것입니다. 여기서 맥없이 무너지면 이후 투쟁에서도 대응하지 못할 겁니다. 설사 우리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투쟁에서 패배하더라도 다음 투쟁을 대비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아직 지켜보는 전국의 조합원들께 호소합니다. 국회 앞으로 모여 주십시오.

이종봉 강원 원주시 지부장

설사 지더라도 적어도 우리가 이만큼 싸웠다고 하고 조합원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에 다시 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국회 노숙 투쟁에 오면서 조합원들에게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싸워야 나중에 조합원들에게 '미안하다'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오지 않으신 분들도 남은 투쟁 함께해 주길 호소합니다. 끝까지 함께 싸웁시다.

채시병 강원 동해시지부장

2박 3일 노숙 농성을 결의하신 동지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공무원연금 개악을 막는 것은 곧 공적연금을 강화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5월 2일 야합안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 그 어떤 공무원연금 개악보다 심각한 개악입니다. 5월 28일까지 싸우고 이후 공적연금 강화 투쟁에 나선다면 국민들의 지지 속에서 이후에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되돌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박철준 인천본부 사무처장

반면, 공무원노조 이충재 집행부는 배신적 타협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퇴하라는 중앙집행위원회의 요구도 거부하고 개악안 통과를 막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노조를 마비시켜 정부여당의 개악 시도에 문을 활짝 열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문을 닫으려고 힘겹게 고군분투하는 노동자들을 나몰라라 한 채 이충재 위원장은 뻔뻔스럽게도 국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인사말이나 하러 돌아다니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들에게도 “대대에서 봅시다”하며 싸늘하고 고개를 돌렸다. 대의원대회는 개악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5월 28일보다 이틀이나 뒤로 잡아놓고 말이다. 농성 참가자들은 이런 이충재 집행부 사퇴를 요구하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공무원노조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은 공무원연금 개악안 국회 입법 저지입니다. 아직 이 결정은 유효합니다. 그럼에도 이 결의를 집행하지 않고 있는 지도부를 규탄합니다. 가장 힘있게 싸워야 할 지금, 조직을 무기력하게 만든 이충재 위원장과 김성광 사무처장은 조직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전국의 동지들께 호소합니다.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이 있듯 우리 힘으로, 우리 손으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이뤄 냅시다.

김광준 법원본부 의정부지부장

우리의 처음 결정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와 공적연금 강화였습니다.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합의는 없다'고 말해 왔습니다. 끝까지 이 기조를 지켜야 합니다. 그 기조를 이충재 위원장과 김성광 처장이 어겼다면 이것은 무효입니다.

김득영 충북본부 제천시지부장

연금 개악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뙤약볕에 나와 투쟁하는 조합원들을 외면하는 이충재 위원장과 김성광 사무처장이 대의원대회에서 합의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총투표를 제안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개악안 국회 통과를 코앞에 두고서도 투쟁하지 않는 위원장은 대의원대회 의장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대의원대회 장소에 들어올 자격조차 없습니다. 함께 싸워 반드시 승리합시다.

양윤석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조합원

이충재 집행부는 배신적 타협을 한 것으로도 모자라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박천석

농성 이틀째에는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서울지역 범시민운동본부"가 주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지역운동본부는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악안 무효”를 선언했다. 오후 2시에는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적연금 훼손하고 당사자 동의 없는 법안 통과 중단하라!" 하고 요구했다. 연금행동은 소위 "연금전문가 권고문"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저녁 촛불문화제에는 퇴근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참가해 첫날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사흘째 농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공무원노조 역사를 돌아보면, 공무원연금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투쟁은 무죄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정당한 투쟁입니다. 노동자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빼앗길 때,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것은 바보, 멍청이 같은 짓입니다. 우리 전국공무원노조는 투쟁하는 조직입니다. 우리의 지난 역사는 백만 공무원의 권익을 대변해 온 역사입니다. 현 집행부가 공무원연금 개악에 동조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반드시 싸워야 합니다. 질기게 싸우는 것은 이 시대 공무원 노동자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희생이 있어도 반드시 생존권을 지켜야 합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승리하는 길은 단결과 투쟁입니다. 이 투쟁에 더 많은 동지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번에 또 진행될 공무원연금 개악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들은 우리 노후를 훔쳐가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전국의 동지들께 이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승리하는 그날까지 당차게 싸웁시다!

한근석 충북본부 음성군지부 지도위원

ⓒ박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