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그리스에서는 국제 채권단이 요구한 긴축안을 수용할지 거부할지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이를 앞두고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등 그리스 위기의 해법과 대안을 두고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주간신문 〈소셜리스트 워커〉의 기자 데이브 수얼이 그리스 아테네로 가서 현지 소식을 생생하게 전한다.


6월 29일 월요일 그리스 국회의사당 앞에서 수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그리스 사회주의자 니키 아르기리는 이렇게 말했다. “몇 년 사이 일어난 최대 규모의 시위였습니다.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정부와 유럽연합을 향해 긴축을 반대한다고 외쳤습니다.”

7월 5일 새 긴축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니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은행가들의 협박을 물리치기 위해, 그리고 시리자 정부가 그들과의 타협으로 이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하고 있습니다. 투쟁은 국민투표가 끝난 뒤에도 계속돼야 합니다.

“유럽 전역에서 연대 집회가 열리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배자들은 투쟁이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긴축에 타격을 줄 수 있다

7월 5일로 예정된 국민투표를 앞둔 6월 29일, 그리스 전역에서 은행이 문을 닫았다.

6월 27일 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에 대한 협박 수위를 올리던 중이었다.

전에는 “트로이카”라고 불리던 이 ‘기관들’은 유럽연합 EU, 유럽중앙은행 ECB, 국제통화기금 IMF이다.

이 ‘기관들’은 6월 30일로 만료되는 구제금융을 연장하고 싶으면 혹독한 긴축을 시행하라고 그리스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그 구제금융을 통해 그리스가 받는 돈은 거의 다 곧바로 채권자들에게 되돌아간다.

그리스의 전임 정부들은 ‘기관들’의 이런 협잡에 동의해 줬다. 이를 수년째 겪은 그리스 대중은 1월 말 총선에서 치프라스가 이끄는 좌파 정당 시리자를 선택해 빚 ‘돌려 막기’를 중단하고자 했다.

하지만 시리자 정부는 타협에 타협을 거듭했다. 6월 넷째 주만 해도 시리자는 재정지출을 상당히 감축하고 민영화를 추진하고 세금을 1년에 80억 유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었다.

그리스 재무장관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그 내용이 “긴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관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국제통화기금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최하위 계층의 연금을 60퍼센트 삭감하는 등 연금 지급액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이는 연금에만 의지해서 살아가는 가정들에 특히 더 파멸적인 타격을 줄 것이다. ‘기관들’은 노동자 권리도 공격하고 싶어 했다. 그리스 부채를 줄여 주는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7월 5일 국민투표는 이런 제안을 수용할지 말지를 묻는 것이다.

크리토스 아르기리스는 아테네에 있는 게니마타스 병원에서 일하는 방사선과 의사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제 동료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세계 최악의 협박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투표는 그 협박을 물리칠 기회입니다. 인력이 없어서 병원들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력과 투자를 더 줄이면 우리는 아무도 치료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 의사들은 유럽에서 보수가 가장 적습니다. 제가 주당 1백10시간 일하면서 월급은 1천 유로(약 1백20만 원)밖에 못 받는다고 말하면 외국의 동료 의사들은 깜짝 놀랍니다.”

6월 29일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 등지에서 ‘반대 운동’이 개최한 집회에 수만 명이 참가했다.

같은 날 저녁 아테네 전역의 병원 노동자들이 모여 현금 없이 내원한 환자들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노동조합에 요청했다.

크리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대안은 부채를 탕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병원을] 통제해야 합니다.

“우리는 새 정부가 보건에 많은 돈을 쓰리라고 봤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그러지 않았고,] 우리는 실망했습니다.

“이제 병원을 계속 운영시키는 것은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즉,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크게 나와야 하고, 파업과 시위가 크게 일어나야 합니다.”

 

은행 노동자가 말한다 “파업에 들어가야 합니다”

 

6월 27~28일 그리스 전역의 현금인출기 앞에 사람들이 돈을 뽑으려고 줄을 섰다. 29일 월요일 정부는 국민투표가 끝날 때까지 은행을 폐쇄하고 자본을 일부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은행가들이 돈을 해외로 유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그러나 은행 직원인 파나요티스 폴리도라스는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문제는 누가 은행을 운영할 것이냐, 즉 누가 통제하고 왜 그래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2012년 키프로스에서 자본 통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은 돈을 잃고 은행가들은 계속 돈을 해외로 유출했습니다. (참고 기사: ‘유로존과 긴축의 실패를 보여 준 키프로스 위기’)

“우리는 현금인출기에 현금을 채워야 한다고 경영진에게 말했습니다. 경영진은 ‘책임자는 우리지, 당신네들이 아니야’ 하고 말했습니다.

“의약품 등이 필요한데 돈을 인출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일부 은행을 열어 연금 수급자들이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 이번 주치 공과금 납부를 유예시켰고 대중교통을 한시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빈곤의 문턱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조처들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

6월 30일 은행 노동자들이 모여 행동에 나설지 말지를 두고 토론을 벌였다.

파나요티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상황은 일주일 안에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대기업들이 현금을 대규모로 인출하는 것을 막고 노동자에게 임금과 연금을 줄 수 있는 단 한 가지 해법이 있습니다.

“우리는 파업을 해야 하고 노동조합이 은행을 통제해야 합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4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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