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환 정책위의장은 일찍이 스탈린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사회민주주의로 경도된 인물이다.
그가 지난 10월 22일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흡수 통일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체제 경쟁에서의 우열이 확실해지고, 마음 속으로 승복해 들어올 때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주 의장은 남한과 서방식 시장 자본주의가 북한 체제보다 우월하다고 가정하는 듯하다. 그 간담회에 참석했던 것도 민주노동당이 북한을 지지하는 스탈린주의 정당이 아님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던 듯하다.
주 의장은 그 단체의 이사장이 “70년대에 국제 엠네스티 남한 지부를 하신 분이라고 하길래” 참석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1970년대에 국제엠네스티가 박정희 정부 비판을 회피한 남한 지부를 폐쇄했다는 사실을 당시 학생 운동을 했던 주 의장이 몰랐을까? 
주 의장은 “민주노동당이 미국의 북한인권법에 단순하게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북한인권법은]미국이 자기 나라 돈을 들여 북한 인권을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비난

이것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주 의장의 혼란을 보여 준다.(반면, 최규엽 당 최고위원은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노리는 바를 옳게 비난하지만,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북한인권법은 미국이 인권을 빌미로 북한을 압박하고 흔들기 위한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미국이 제정한 인권법 리스트를 보면, 그 목적을 알 수 있다 ― ‘쿠바 민주화 법령’(1992년), ‘이라크 해방법’(1998년), ‘이란 민주주의법’(2003년). 즉, 미국의 이익에 걸림돌이 된다고 찍혀 있는 이른바 ‘불량 국가’ 리스트와 일치한다.
반면, 인권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 볼 수 없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같은 나라들은 이 명단에서 제외돼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주 의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이라크의 인권 사항을 해결하겠다는 선의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말은 미국이 냉전 붕괴 이후 인권을 명분 삼아 내정 간섭과 전쟁을 정당화한 ‘인도주의적 개입’ ― 1991년과 2003년 이라크 전쟁, 1992년 소말리아, 1999년 세르비아 등 ― 을 인정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감옥 성학대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정당화했던 변명거리 ― 이라크의 민주주의와 해방 ― 를 여지 없이 날려 버렸다.
주 의장의 북한 비판은 남한 스탈린주의자들에 대한 부당한 비판으로 이어지곤 한다.
“최소한 이 땅의 진보적 사회 운동은 조선로동당 지지자들이 망쳐 먹었다. … 군부독재에 저항한 민주화 운동, 그 후의 사회 운동에 바친 그 엄청난 고통과 고생으로 모은 정치적 자산을 북한의 김씨와 남한의 김씨에게 다 털어 보태주고 말았다.”(주대환, 《진보정당은 비판적 지지를 넘어설 수 있는가》, 이후, 251쪽.)
비록 남한 스탈린주의자들이 “조선로동당의 대남 정책의 지렛대 노릇”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남한 진보 운동에서 수행한 정당한 몫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주 의장의 주장을 듣노라면, 1940년대에 “스탈린 공포증”에 대한 반발로 사회민주주의로 이동한 미국의 지식인들이 떠오른다. 그들의 정치적 결론은 소련에 반대해 서구 자본주의에 대한 지지로 귀결됐다. 스탈린주의를 자본주의보다 훨씬 더 위험한 적으로 간주했던 그들은 훗날 ‘자유주의적 반공주의자’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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