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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로지스택배는 대량해고와 화물연대 탄압 중단하라

KG로지스택배는 지난 6월 말 화물연대 대전지부 KG택배분회 조합원 30명을 해고(계약해지)했다.

우리 조합원들은 모두 간선기사다. 간선기사는 심야에 각 지역과 물류터미널을 오가며 택배물류를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들이다. 예컨대 나는 매일 저녁 부산지역에서 전국 곳곳으로 배송될 택배물품들을 대전물류터미널로 운송하고, 부산의 각 지역으로 배송될 물품들을 실어 새벽녘에 부산까지 나른다.

KG로지스택배 화물노동자들은 지난 10년 가까이 운송료를 한 푼도 인상하지 못한 채 야간 운송노동을 해 왔다. 기름값이 올라 노동자들의 부담이 커질 때도, 회사는 어렵다는 핑계로 운송료를 올려 주지 않았다.

회사가 수천만 원에 이르는 차량 구입 비용, 수리비, 지입료, 보험료 등을 노동자들에게 모두 떠넘겨 왔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밤낮으로 쉴 새 없이 일해야 했다. 운송료만으로는 가족들의 생계를 감당할 수 없어 낮에 가스 배달, 학원차 운행, 도배, 부동산, 막일 등 ‘투잡’을 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매일 고속도로 심야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잡’은 말 그대로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측은 운수회사를 통해 간접계약을 한 노동자들의 처지를 악용해, 조금이라도 불만을 제기하면 ‘차 빼라’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택배시장의 경쟁 격화 때문에 사측은 노동자들을 더한층 옥죄기 시작했다. KG그룹은 애초에 택배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농협에 팔아넘길 요량으로, 지난해 동부택배를 인수해 KG옐로우택배와 통합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매각이 난항을 겪자, 노동자들을 쥐어짜면서 수익성을 높이려 혈안이 돼 있다. 이미 5월에 KG로지스택배는 간선기사들의 운송료를 10퍼센트나 인하했다. 휴무수당도 빼앗아갔다.

이에 화물연대 KG택배분회 조합원들은 대전물류터미널로 간선차량이 모여드는 새벽 시간에 터미널 곳곳을 돌며 동료 노동자들의 손에 유인물을 쥐어주며 투쟁할 것을 호소했다. 화물연대 KG택배분회는 ▲화물연대 인정 ▲본사와의 직계약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은 교섭에서는 내내 노조측을 무시하더니, 사퇴한 분회장을 따로 불러 “일부 조합원들만 직계약 하겠다”고 회유하며 조합원들을 분열시키려 했다. 이런 분열 책략에 굴하지 않고, 조합원들은 사측에 맞서 함께 싸우자는 호소를 멈추지 않았다. 우리의 호소에 동료 노동자들이 조금씩 호응하면서, 19명이던 조합원이 30명으로 늘어났다. 그러자 사측은 합의에 서명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사측은 태도를 바꿔 조합원들에게는 택배물량을 실어주지 말라고 전국 지점에 지시했다. 12시 30분경에는 전화로 “지금까지의 교섭은 다 무효다” 하고 일방통보했다. 그리고 조합원 30명은 해고(계약해지)됐다. 사측은 대전물류터미널 출입구를 봉쇄하고 조합원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7월 1일에는 KG택배분회 사무실도 폐쇄했다.

회사의 기습적이고 강경한 공격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동료 노동자들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공격에 굴하지 않고 반드시 일터로 돌아갈 것이다. 조합원들은 6월 29일 대전물류터미널 앞에서 대전지역 화물연대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대회를 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KG로지스택배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KG그룹 회장 곽재선이 장로로 있는 수서교회, KG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며 ‘KG그룹의 노동자 죽이기’를 폭로하고 있다.

KG로지스택배가 화물연대를 인정하고 전원 직계약할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끝내 회사가 물러서지 않는다면, 화물노동자·화물연대 탄압에 분노하는 더 많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