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의 기자 데이브 수얼이 7월 초 국민투표가 치러지던 시기에 그리스를 방문해 현지 상황을 취재했다. 꺾쇠묶음 [ ] 안의 말은 〈노동자 연대〉 편집팀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덧붙인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7월 13일의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를 ‘쿠데타’로 여긴다. 어떤 면에서 이 견해는 타당하다. 유럽 지배자들은 재정적·정치적으로 악랄한 수법을 쓰며 그리스인들의 긴축 반대 국민투표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

그러나 급진좌파 정당 시리자의 대표이자 그리스 총리인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긴축에 합의한 13일, 그의 머리에 총구가 겨눠져 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날강도들에게 타협을 부탁했다. 그들이 거절하자 치프라스는 항복 말고 다른 계획이 없었다.

이 충격을 극복하려면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솔직하게 돌아봐야 한다.

흔히들 시리자는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7월 11일 시리자 중앙위원 스타시스 쿠벨라키스는 ‘맑시즘2015’의 한 워크숍에서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 알렉스 캘리니코스와 토론을 벌였다. [영국 ‘맑시즘2015’ 현장 취재: 쿠벨라키스 VS 캘리니코스 - 시리자가 실패한 지금, 혁명가들의 과제는 무엇인가?] 쿠벨라키스는 이렇게 말했다. “시리자는 반자본주의 정당으로 자본주의 철폐와 사회주의를 지향합니다.” 시리자는 목표와 뿌리가 급진적인 사회운동에 있으므로 “자본주의 틀 안에서 노동계급의 처지를 개선하려는” 개혁주의 정당과 다르다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 같은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에 견줘 시리자가 신선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쿠벨라키스는 시리자 내에서 기탄없이 주장하는 커다란 좌파의 일원이다. 시리자 좌파는 정부의 전략을 분명하고 솔직하고 강력하게 비판해 왔다. 시리자 좌파는 그리스가 끝없이 양보할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캘리니코스는 이렇게 지적했다. “행동하지 않는 한, 그런 비판은 효과가 없습니다.”

7월 10일 그리스 의회는 국민투표에서 거부된 것보다 더 나쁜 내용의 긴축안[유럽연합과의 협상에 그리스 측이 제출할 긴축안]을 승인했다. 그때 시리자 의원 중 단 두 명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8명은 기권했고, 7명은 집에 있었고, 15명은 반대하지만 정부를 지킨다며 찬성표를 던졌다. 시리자 좌파인 ‘좌파연대’ 소속 의원들은 좍좍 쪼개졌다.

캘리니코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좌파연대’ 소속 의원들은 일치 단결해서 반대표를 던지고 거리로 나와 적극적으로 반대 시위를 호소했어야 합니다.”

시리자가 급성장한 2012년, 많은 시리자 지지자들이 시리자 바깥에서 좌파 정당을 건설하려는 노력을 비난했다. 시리자에 합류하지 않으면 사회주의자들은 영향력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테러리스트 출신

그러나 시리자와 사회민주주의의 경계선이 칼같이 나뉘는 것은 아니다. 토니 블레어와 가장 비슷한 성향의 그리스인 콘스탄티노스 시미티스(1996~2004년 그리스 총리)는 젊을 적 폭탄 테러를 계획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영국 노동당은 1994년까지 공식적으로 사회주의를 지향했고, 그 안에 좌파도 있었다. 독일 사민당은 독일의 제1차세계대전 참전을 지지해 전쟁 공채 발행에 찬성표를 던졌을 때조차 마르크스주의 정당을 표방했다.

개혁주의는 모두 자본주의 국가를 이용해 변화를 이뤄 내려 한다. 그러나 언제나, 개혁주의자들이 국가를 바꿨다기보다는 국가가 개혁주의자들을 바꿨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노동계급 투쟁을 중시한다. 그렇다고 해서 교조적 태도인 것은 아니다. 승리할 수 있는 길은 노동계급의 투쟁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자본주의의 바퀴가 계속 돌게 할 수도 있고 멈출 수도 있다.

페트로스 콘스탄티누는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지도적 당원이자 혁명적 반자본주의 좌파연합 안타르시아의 후보로 출마해 아테네 시의원에 당선한 활동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좌파 정부가 유럽연합 지배자들에게 굴복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는 좌파 정부의 등장을 축하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그것이 우리의 권력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싸울 태세를 갖추도록 했습니다.”

전에는 시리자 바깥 세력에게 미래가 없다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아예 미래 자체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스의 위기는 최상의 사회주의자라도 혁명적 당이 없으면 절체절명의 순간에 무장해제될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4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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