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용산기지 이전 포괄협정(UA) 및 이행합의서(IA)와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협정에 대한 한․미간 공식 서명이 있었다.
정부는 이번 협정의 내용이 지난 1990년에 작성한 합의각서보다 개선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115만 평 규모의 용산기지가 52만 평으로 축소되고, 연합토지관리계획과 용산기지 이전 합의를 통해 미군 사용 토지 5천만 평까지 반환받게 됐다는 것이다. 또 가장 문제가 되는 이전 비용도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물론 1990년 합의각서의 대표적 불평등 조항으로 꼽히던 ‘소파(SOFA) 외 청구권’과 ‘영업 손실 보상 조항’이 삭제됐다. 하지만 여중생 압사 사건과 소파로 상징되는 미국의 행패에 대한 대중적 반감 탓에 이 따위 조항들을 계속 남겨 두기란 애초에 거의 불가능했다.
반면 나머지 협정 내용은 대부분 후퇴했거나, 모호하고 의심스러운 조항들로 가득하다. 1990년 합의 당시 미군에 제공하기로 한 대체부지 규모는 26만 8천 평이었다. 이번 합의로 미국은 25만 2천 평을 더 얻게 된 셈이다. 여기에 2사단 재배치를 위한 3백49만 평이 추가된다.

후퇴

미국이 반환할 예정이라는 5천만 평도 의혹을 받고 있다. 전국 미군기지 실태조사를 실시한 녹색연합과 미군기지반환운동연대의 발표에 따르면, 2천3백45만 6천 평이 반환될 예정인 파주의 경우, 이 중 2천2백9만 평이 전용 공여지가 아닌 임시  공여지다.
“임시 공여지는 미국이 법적인 공여를 받은 것이 아니라 훈련시 이동하거나 잠시 머무르는 용도로 사용하는 부지이기 때문에 미군이 법적 소유권이나 형사상 관할권을 주장할 수 없는 부지”다. “미군 훈련장임을 표시하는 울타리도 없다.”
비용 문제는 사실 정확한 추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장영달이 제시한 이전 비용 46억 달러(약 5조 4천7백3억 원)조차 소박한 바람일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다른 보고서에서는 “이미 미국측 스스로 97년 기준 이전 비용을 95억 불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의원은 “최소 17억 7천만 달러의 건설비용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비용 검증 여부도 불확실하고, 이른바 “불가피한 잡비”가 어느 정도나 될지도 알 수 없다. “정부는 당정협의에서 ‘솔직히 얼마가 들지 모른다’고 시인했다.”(열린우리당 최재천)
미군이 부담하겠다던 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체계(C4I) 개선 비용이나 주택 임대료, 공공요금, 일부 시설 유지비 등 정부가 이번 협상의 성과로 내세웠던 부분들도 이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고스란히 한국 부담으로 되돌아 올 가능성이 크다. 
용산기지 이전 협정 공식 서명이 있던 10월 26일 한국을 방문한 미 국무장관 콜린 파월은 “주한미군 재조정과 용산기지 이전 등에 만족한다”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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