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국무회의에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안(이하 퇴직연금제)’이 통과돼 국회로 넘어갔다.
퇴직연금제가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2005년 12월부터는 기업이 퇴직금 지급을 위해 적립하는 돈을 증권사, 투신사 등의 금융기관에 맡겨 운용하고 퇴직할 때 받을 돈을 연금 형태로 받게 된다.
정부는 기존에 퇴직금 혜택을 받지 못했던 4인 이하 작업장까지 확대하고, 적립금을 사외에 둠으로써 퇴직금을 떼일 가능성을 낮춰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퇴직연금제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퇴직연금제는 노동자들의 노후를 걱정해서 도입하는 제도가 아니다.
정부의 주장처럼 퇴직금의 안정성 높이는 게 목적이라면, “기업 장부에만 적립”하던 관행을 바꿔 사외에 적립하도록 하고 정부가 지급을 보장하면 된다. 그런데도 굳이 금융기관에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4인 이하 작업장은 2010년에야 비로소 퇴직연금제가 적용되고, 전제 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비정규 노동자들은 여전히 배제하고 있다.
정부가 퇴직연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크게 2가지 목적이 있는 듯하다.
우선 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적립금을 통해 증시를 부양하는 것이다. 덕분에 퇴직금이 매우 불안정해진다.
특히 기업들이 선호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가 선택될 경우, 퇴직연금이 증시에 따라 결정돼 위태롭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설혹 원리금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하더라도 이자가 임금상승률보다 낮을 경우에는 현재의 퇴직금에 비해 손해를 보게 된다.
또한 퇴직연금제는 공적연금을 약화시키고 사적연금제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 노동자들의 직장 이동이 증가하고 연봉제가 확산되면서 많은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사용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단기적인 생활자금으로 소진되는” 것을 줄여 이를 노후에 국민연금과 함께 지급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정부가 국민연금의 급여를 깎고 보험료를 인상하려고 하면서 퇴직연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결국,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부담을 줄이고 사적연금인 퇴직연금에 대한 의존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일 뿐이다.
노무현 정부의 다른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퇴직연금제는, 말로는 노동자들을 위해서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노동자들의 퇴직금으로 증시를 부양하고, 노후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전가시키는 제도다. 이번 비정규 개악 법안과 함께 퇴직연금제 도입 시도도 무산시켜야 한다.
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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