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결정하기 위한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중집)가 내부 반발로 열리지 못하다, 4시간30여분만에 개최된 뒤 15분여만에 종료됐다. 한국금속노련과 화학노련, 공공연맹 등 산별노조 조합원들이 지도부의 노사정위원회 복귀 방침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노총은 이날 다루기로 한 노사정위원회 복귀 방침을 논의하지 못하고 오는 8월 26일 중집 회의를 다시 열고 노사정위원회 복귀 여부를 공식 안건으로 다루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올해 4월 8일 노사정 대화 결렬을 선언하면서 5대 수용불가 사항 철회 없이는 협상을 재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및 파견대상 업무 확대 ▲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주 52시간제 단계적 시행 ▲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의무화 ▲ 임금체계 개편 ▲ 일반 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가 그것이다.

그러더니 7월 29일 "일반 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라는 의제를 정부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할 의사가 있다고 슬그머니 후퇴를 했다.

이에 정부는 두 가지 의제를 올해 추진하지 않고 중장기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중재안을 내놓았고, 한국노총 지도부는 이 중재안을 받아들여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노총 지도부의 이번 행보는 지난 6월 총파업 찬반투표시 89.8퍼센트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박근혜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에 분노를 표현한 조합원과 한국노총을 지켜본 모든 노동자들을 배신하는 반노동적 행위이다.

이렇게 아무 소득없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게 되면 노동자들에게 허탈함과 무기력만 안겨주고, 4개월간의 대화 공백에 대한 책임도 한국노총이 떠안게 되는 결과만 초래하고 말 것이다.

박근혜는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재차 언급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부는 노동시장 4대개혁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으며, 조금치의 양보도 없이 추진하고자 한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노총 지도부가 노사정위원회에서 협상이 매달리는 것은 허망한 일일 것이다. 또한 별도의 국회 논의기구나 사회적 합의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인데, 왜냐하면 이런 자리가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설득하는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초 공무원연금 개악 때 이를 경험하지 않았는가.

중집은 즉시 노사정 복귀 논의를 취소하고, 민주노총과 연대하는 노동자 대투쟁을 결의해야 한다. 이 땅의 노동계급은 1987년, 1997년 노동자 대투쟁을 승리로 이끈 경험과 저력이 있다. 박근혜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단결된 노동자들의 투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