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배신 이후 벌어지는 정치적 위기와 다가오는 노동자 투쟁에 대해 파노스 가르가나스가 전한다. 파노스 가르가나스는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 SEK의 주간신문 〈노동자 연대〉의 편집자이다. [ ] 안의 말은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첨가한 말이다.


그리스 정부가 모순에 처했다는 것은 너무 분명하고, 그 때문에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

좌파 정당 시리자는 긴축 반대를 내걸고 집권했지만 지금은 자기 손으로 역대 최악의 긴축을 집행해야 한다.

시리자는 의회에서 다수를 확보하려고 우파와 중도 정당들의 국회의원들에 기대고 있는데, 이 정당들은 지난달 국민투표에서 긴축안에 찬성한 바 있다. 그러나 그 국민투표가 보여 준 것은 그리스인 다수가 긴축에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현 상황을 유지한 채로는 시리자 총리 치프라스가 계속 통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치프라스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지난주에 국회의원들은 그리스와 채권단 사이의 3차 “양해각서”를 수용하기로 표결했다. 이 표결은 유럽안정화기구(ESM)한테서 새로 돈을 빌리려고 지난달에 통과시킨 긴축 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 것이었다.

그리스 정부는 이번 주 목요일[8월 20일]에 첫 분할금을 지급받기를 바란다. 그 돈은 [그리스인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곧장 [채권자인] 유럽중앙은행으로 들어가 과거에 진 빚을 갚는 데 쓰인다.

이후의 분할금은 감독관들이 오케이 신호를 보내야만 지급된다. 그 감독관들은 그리스 정부의 재정 상태를 살피며 정부가 긴축을 제대로 밀어붙이는지 감시한다.

저들은 특히 민영화를 더 빨리 진행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그래서 공공부문에서 팔 수 있는 것은 죄다 헐값에 팔도록 감독할 민영화 펀드를 만들려 한다. 그러나 그리스에는 그에 대한 반격의 분위기도 존재한다.

그리스에서 8월은 대체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달이다. 그런데 올해에는 철도 노동자들이 민영화에 반대해서 열차를 멈춰 세웠다. 거대 민영 TV 방송국 중 한 곳에서도 해고에 반대하는 파업이 벌어졌고 적어도 부분적 승리를 쟁취한 듯하다.

시리자 내 좌파 의원들이 합의안에 반대해서 표를 던진 것이 이런 분위기를 고무했다.

압력

선순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의 분노는 의원들에게 합의안에 반대하라는 압력을 준다. 그리고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면, 사람들은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더 얻는다.

지도부에 반기를 든 시리자 국회의원 44명이 모두 좌파연대로 조직돼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치프라스는 그들을 분열시키려고 꼼수를 쓰려 한다.

그리스 정부 관료들은 정부 신임을 묻는 투표가 곧 치러질 것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이것은 반기를 든 의원들이 얼마나 강단 있게 나갈 것인지 시험하려는 것이다.

치프라스는 [9월에] 시리자 특별 당대회를 열기로 약속했다. 이것은 좌파연대가 시리자에서 탈당하는 것의 정당성을 깎기 위한 것이다.

[시리자] 국회의원들 중에 합의안 찬반 진영 양쪽에 걸쳐 있는 17명은 당의 단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만일 좌파연대가 당대회 전에 탈당하면 일부 동요하는 사람들을 잃게 되는 것이다.

독자적인 그룹을 형성하려면 좌파 연대는 소속 의원들이 정치적으로 같은 방향을 가리키도록 전열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탈당의 정치적 구심으로 무엇을 내세울 것인가?

좌파연대에 속한 많은 사람들은 유로화에 반대하지만, 그것뿐 아니라 관계된 다른 사안들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해야 한다. 예컨대, 유럽연합에서 나가는 것 말이다.

우리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SEK)은 좌파연대가 시리자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런 방향의 논리적 결과가 반자본주의좌파연합 안타르시아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설령 치프라스가 일부 의원들을 좌파연대한테서 떼어 놓더라도 치프라스는 조기총선을 치를 듯하다. 그러나 조기총선이 그에게 쉬운 퇴로는 못 된다.

조기총선은 그리스가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조기총선은 정부가 긴축에 반대표를 던진 다수 그리스인들을 거스르다가 선거 승리 후 8개월 만에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조기총선은 좌경화를 낳을 것이다. 만일 좌파연대가 시리자에서 탈당한다면 그런 좌경적 흐름에 구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좌파연대가 시리자 안에 남기로 타협한다면 안타르시아와 그리스 공산당(KKE)이 전보다 더 많이 득표할 듯하다.

또한 치프라스가 운 좋게 조기총선 없이 현 상황을 빠져나간다 해도 노동자들의 파업 물결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예컨대, 그가 파업에 부딪히지 않고 연금을 삭감하기란 불가능하다.

첫 주요 시위는 9월 5일[토요일]에 벌어질 것이다. 전통적으로 그리스에서는 9월의 첫 일요일에 열리는 테살로니키 국제무역박람회에서 총리가 기조 연설을 하고, 노동조합은 그에 맞춰 시위를 벌였다.

올해 그 시위는 바로 치프라스에 반대해서 벌어질 것이고,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좌파적 야당들이 주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