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소매유통업체인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 매각됐다. 홈플러스의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는 경제 위기로 매출이 하락하고 대규모 분식회계마저 들통나자, 자본 철수를 결정했다.

테스코는 이미 로열티, 배당, 부동산 매각, 이자 등으로 수천억 원을 회수했다. 그리고 이번 매각으로 5조 원이 넘는 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회사가 어렵다’며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는 계속 외면해 왔다.

홈플러스 대형마트 직영 노동자 1만 5천여 명 중 70퍼센트가 비정규직(무기계약직, 기간제)이다. 협력업체의 파견노동자, 청소 노동자 등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도 수만 명에 이른다. 대부분이 여성인 마트 노동자들은 매일 수십 내지 수백 개의 박스를 옮기고, 하루 종일 매장을 쉴 새 없이 이동한다. 노동자들은 “3~4년만 일하면 성한 곳이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급여가 딸랑 시급 5천7백 원가량, 월급 1백10만 원가량이다. 정규직도 임금이 턱없이 낮다. 사측은 매각 직전까지 진행하던 임금협상에서 시급을 3백30원 이상 인상할 수 없다고 버텼다.

노동자들은 이번 매각이 “최악의 먹튀 매각”이라며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라는 투기자본에 인수된 것도 노동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최악의 먹튀 매각

MBK는 2013년 ING생명을 인수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하고는 5개월 만에 전체 직원의 30퍼센트에 대한 희망퇴직을 추진한 전력이 있다. 또 2008년 유선방송업체인 씨앤앰을 인수한 후 지난해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비정규직을 대량해고하고 노조를 탄압했다.

지금 MBK는 “구조조정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고용안정 협약을 맺자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지금 당장은 MBK가 여론의 눈치를 살피지만, 머지 않아 공격의 고삐를 죌 수 있다고 걱정한다.

MBK가 7조 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한 만큼, 기대한 수익이 나지 않으면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형유통 시장이 경쟁 심화와 경기 침체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도 불안한 점이다.

현재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매각이 발표된 직후인 9월 8일 일부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서울과 부산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노조는 나눠져 있지만 2007년 강력한 매장 점거 투쟁으로 마트 여성 노동자들의 저력을 보여 준 이랜드 노동자들도 홈플러스로 인수돼 함께 투쟁하고 있다.

사회적 지지도 크다. 민주노총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70여 곳이 시민대책위를 구성해 투쟁에 연대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대학 청소노동자, 학교 비정규직 등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고 투쟁에 나서며 커다란 잠재력을 보여줬다. 홈플러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금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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