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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을 지속하는 홈플러스노조 노동자들:
MBK는 고용안정 약속하고 생활임금 보장하라

지난 9월 7일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실제 소유주인 MBK가 직접 대화에 나와 고용 안정을 약속하라고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그러나 MBK는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는 공문만 보낼 뿐, “아직 매각 대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 “대주주는 단체교섭에 나올 의무가 없다”는 등 온갖 이유를 대며 경영진 뒤에 숨어 노조와 직접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MBK 회장 김병주는 10월 6일 국정감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홈플러스노조의 말처럼 “홈플러스의 소유주는 이제 MBK파트너스이고 홈플러스 경영의 최종 책임자는 김병주 회장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한 노동자가 꼬집은 것처럼 “[공문에서 말한] 약속을 지킬 수 있다면 대화에 못 나”올 이유가 없다.

지난해 씨앤앰 노동자들도 2백여 일 동안 해고자 복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대주주인 MBK 본사 앞에서 농성을 했다. 대주주인 MBK가 실질적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탓에 경영진과의 교섭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 MBK가 고용과 임금 책임져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MBK를 압박해서 해고자 복직, 임금 인상 등을 쟁취했다.

9월 23일 'MBK 직접교섭 촉구, 홈플러스 경영진 퇴진, 2015임금교섭투쟁승리 결의대회'. ⓒ이미진

현 경영진이 제시한 임금안도 노동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 사측은 월급제 전환, 기본급 인상 등을 제시하고 임금제도를 “대폭 개선”했다고 말한다. 물론 월급제나 기본급 인상이 안정성 면에서 더 낫고, 이것은 노동자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액수도 중요하다. 사측이 제시한 시급은 고작 내년도 법정 최저임금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16년 동안 닭만 튀겼습니다. 뼈 빠지게 일했지만 임금은 1백만 원대입니다. 우리에게 고작 1백만 원 주면서 [테스코는] 5조 원대 먹튀를 했습니다. 참을 수가 없습니다”.

9월 23일 'MBK 직접교섭 촉구, 홈플러스 경영진 퇴진, 2015임금교섭투쟁승리 결의대회'. ⓒ이미진

노조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부산 아시아드점에서는 조합원 4명이 해고(계약해지)당했다. 최근에는사측이 조직적으로 노조를 탄압해 왔다는 것을 보여 주는 문자메시지, 메일 등이 폭로되기도 했다.

“팀장들과 ER 매니저들 수고 덕분에 조합 확대 방지하고 축소한 것 같다”, “우군화 작업이 시급하다. 간단하게 소주라도 하면서 담소를 나누려면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데 경비를 풀어 달라” 등.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싸워서 권리를 찾겠다”고 말하고 이를 행동으로도 보여 주고 있다.

지난 9월 23일 민주노총 파업 때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가장 크고 활력있는 대열을 이뤘다. 박근혜 정부의 공격에 맞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모금으로 차비를 마련해 서울 집회에 참가한 것은 다른 많은 노동자들에게 귀감이 됐다.

9월 23일 'MBK 직접교섭 촉구, 홈플러스 경영진 퇴진, 2015임금교섭투쟁승리 결의대회'. ⓒ이미진

“회사가 잘 돼야 내가 산다는 생각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계약 만료 3일전, 매출이 안 좋다며 우리를 내쫓았습니다. 점장은 말 한마디 없었습니다. 그리고 ‘너희는 계약 만료지 해고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법 누가 만들었습니까? 가진 자들이 만든 법, 우리 죽으라고 만든 법 지켜야 합니까?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노동악법 물려줄 수 있습니까?

“우리는 힘이 생겼고, 연대도 생겼습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우리가 아닙니다.”(부산 아시아드점 해고 조합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힘을 보여 주고 있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