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인사혁신처가 ‘공무원 성과평가 등에 관한 규정’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직무·성과중심 평가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게 핵심 취지다. 

박근혜가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한 재정 절감에 이어 인사제도의 개혁을 통해 공직사회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선언한 뒤 3일만에 개정안을 내놓은 것이다. 행정절차법에는 통상 입법예고 기간을 40일 이상으로 정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단 열흘로 정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평가 대상자의 10퍼센트를 “최하위등급”으로 구분하되 눈속임을 막으려고 휴직 중이거나 직위해제, 흑은 그 밖의 이유로 2개월 미만 근무한 경우는 평가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소속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그 비율도 조정할 수 있고 해당자에게는 “반드시 최하위등급에 해당하는 점수를 부여”하라고 못박았다.

요컨대 반드시 현재 근무 중인 공무원들 중에 최하위등급을 지목해 솎아내라는 것이다. 

최하위등급을 받을 경우 당장은 “성과면담”만 받으면 되지만 “성과면담 및 의견교환의 결과를 기록·관리하도록” 해 필요할 경우 “평가결과를 인사관리 등에 반영할 수 있는 근거”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퇴출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공무원U신문)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최하위등급

이번 개악 조처는 인사혁신처가 10월 2일에 발표한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관리 강화 방안’의 일부다. 당시 인사혁신처는 최하위등급자는 6개월간 호봉 승급을 제한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다른 보직으로 재배치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성과 우수자에게는 “특별승진, 5급으로의 속진임용, 특별승급, 현행 최상위등급 성과급의 50퍼센트 범위에서 가산해주는 특별성과급 지급” 등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이번 조처가 퇴출제를 도입해 일자리를 빼앗고, 성과급제를 통해 공무원 노동자들을 성과 경쟁에 내몰고, 연금에 이어 임금까지 빼앗아가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김주업 공무원노조 위원장)고 규정했다.

한편, 지난 10월부터 박근혜 정부가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 압력을 넣은 것은 이런 공격에 앞서 공무원노조의 저항 능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음이 분명해 지고 있다.

애당초 박근혜는 공무원연금 개악 직후 공격을 이어가려 했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연금 개악이 완료되기 전부터 성과평가 강화, 임금피크제 등 추가 개악을 예고하고 있었다. 특히 이충재 등 전 공무원노조 지도부의 배신으로 노동자들이 분열되고 사기저하되길 기대했을 것이다. 

다행히 공무원노조 내 일부 좌파 활동가들은 이충재에게 배신의 책임을 지도록 물어 그를 물러나게 할 수 있었고 덕분에 사기저하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런 저항 덕분에 공무원연금 개악 이후 이충재가 주도하고 정부가 거드는 역겨운 노조 분열 책동도 최소화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공무원노조에 가입하는 노동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전라북도교육청지방공무원노동조합은 최근 공무원노조 가입을 위한 총투표에서 공무원노조 가입을 결정했다.(투표율 65퍼센트, 찬성율 97.23퍼센트)

따라서 지금 사무실 폐쇄에 맞선 투쟁은 단지 사무실을 지키는 것 이상의 정치적 의미가 있다. 전투에서 단호하게 저항해야 노조의 단결력과 투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그래야 퇴출제와 성과주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다. 

사무실 폐쇄 공격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면서 퇴출제, 성과주의 강화 등 박근혜의 공무원판 노동 개악을 저지하는 투쟁을 준비해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