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경제자유구역의 외국 영리병원이 내국인을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개악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건강보험 지정이 안 되는 영리병원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영리병원은 의료기관에서 번 돈을 주주들에게 나눠 줄 수 있는, 말하자면 주식회사다.
공공성이 극히 취약한 우리 나라 보건의료체제를 그나마 버텨 주고 있는 두 기둥은 의료기관을 모두 비영리병원으로 지정하는 제도와 건강보험 당연 지정제를 통해 모든 의료기관이 의료보험 체제에 들어오도록 한 것이다.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것은 이 두 기둥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당장 병원협회와 의사협회가 역차별을 주장하며 자신들에게도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건강보험 당연 지정제를 폐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도시법으로 주주에게 이윤을 배분할 수 있는 영리병원 허용안을 상정하려 한다.
지금도 민간병원은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는데 병원을 아예 주식회사화하면 병원의 돈벌이는 말할 수 없을 만큼 심해질 것이다.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진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 공적 건강보험으로는 그 재정을 감당할 수 없고 민간 의료보험 도입은 필수가 된다.
미국의 경우 민간 의료보험이 중심이고 영리병원이 13퍼센트인데 의료보장률은 우리 나라보다 낮은 43퍼센트에 불과하고, 전 국민의 15퍼센트에 해당하는 4천5백만 명이 아무런 의료보장도 없다.
우리 나라의 경우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60퍼센트 이상이 영리병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이 조치가 전국적인 의료사유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는 교육, 의료, 물, 철도, 전기, 가스 등 공공서비스를 모두 사유화하고 국내외 자본에게 넘겨 주려 한다. 오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 사유화의 물결을 막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