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쓴 자일스 자이 웅파콘은 타이의 사회주의자로, 현재 영국 망명중이다. 망명 전 타이 출라롱콘대학교 교수였고, 타이 정치단체 ‘노동자 민주주의’의 주도적 활동가였다. 웅파콘은 타이 군부의 2006년 친왕정 쿠데타를 비판한 일 때문에 국왕모독죄로 기소돼 15년형을 받을 위험에 처했었다. 2009년 경찰의 추적을 피해 영국으로 망명했다. 웅파콘은 고된 망명 생활에도 타이를 비롯해 아시아 여러 나라의 민주화 운동과 노동자 투쟁을 굳건히 옹호하고 있다.

웅파콘은 2004년 ‘다함께’(현 노동자연대)가 주최하는 ‘전쟁과 변혁의 시대’에서 ‘오늘날의 사회운동과 NGO들’, ‘동남아의 계급투쟁’, ‘그람시와 시민사회’ 등을 주제로 연설했다. 2007년에는 ‘맑스코뮤날레’에서 ‘21세기 혁명과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 ] 안의 말은 〈노동자 연대〉 편집팀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덧붙인 말이다.


11월 8일 버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정당이 크게 승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버마의 군부 통치가 곧 종식되고 민주주의가 찾아온 것은 아니다.

버마는 지난 반 세기 동안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군부는 여전히 상·하원 전체 의석의 4분의 1을 임명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버마 정치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군 장교만 내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국경관리부 장관에 임명될 수 있다. 군부는 개헌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자의적으로 ‘위기’ 상황에 개입할 권리가 있다.

버마 대통령은 후보 세 명 중 한 명이 당선된다. 한 명은 군부 추천 인사이고 나머지 둘은 각각 상·하원 추천 인사이다. [국회의원들의 투표로] 최다 득표자가 대통령이 되고 나머지 둘은 부통령이 된다.

제한

아웅산 수치는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다. 그가 출마하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수치는 영국인과 결혼했는데, 배우자가 외국인이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아웅산 수치와 그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에 환상을 품어선 안 된다.

수치는 지난 몇 년 간 분명한 이슬람 혐오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 몇 년 동안 버마에서는] 불교 극단주의자들이 군부의 묵인 하에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 족을 학살하고 있다. 그런데 아웅산 수치는 로힝야 족의 곤경을 고의로 외면하고 있다.

로힝야 족 수천 명이 보트를 타고 이웃 나라로 탈출해 난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민주주의민족동맹과 ‘군부의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모두 무슬림의 선거 출마를 제한했다. 로힝야 족은 아니지만 무슬림인 사람은 버마 인구의 약 5퍼센트다. 이들은 유권자 등록을 할 때도 인종차별적 제약을 받는다.

수치는 신념이 담대하지만, 신자유주의 정치를 받아들인다.

1988년 군부독재에 맞선 항쟁이 승리할 뻔했는데, 당시 수치는 이 운동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 버렸다. 그 이래로 수치는 군부에 타협해 왔다.

최근 수치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총선에서 압승하더라도 군부를 포괄하는 “국민 통합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는 버마의 엄청난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또, 그동안 중앙정부를 상대로 내전을 벌이며 민족자결권을 요구해 온 수많은 소수민족들의 염원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수치는 지금까지 소수민족들의 정당한 염원을 공개적으로 옹호한 적이 없다.

이번 선거는 버마의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적 열기를 불어넣었다.

투표율이 높았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앞으로 사람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음으로써 지금 드러난 열기를 꺼뜨릴 수도 있고, 군부에 맞선 투쟁에 새로운 열정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후자와 같은 일이 벌어지려면 아웅산 수치와 민주주의민족동맹으로부터 독립적인 정치조직이 필요할 것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4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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