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는 것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만이 아니다. 정부는 교원판 노동유연화 공격인 교원평가제도 개악도 추진하고 있다.

교원평가제도는 크게 세 가지다.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 성과급, 근무평정(근평).

그동안 교원평가는 법적 근거가 없었고, 전교조 교사들을 중심으로 꽤 많은 교사들이 교원평가를 거부하며 저항해 왔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오히려 교원평가를 훈령으로 만들어 법적 강제력을 높이겠다고 한다. 평가 거부 교사를 징계하고, 평가 결과를 온라인에 공개해 교사 및 학교 간 경쟁을 강화하려 한다.

10월 23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교사행동’ ⓒ이미진

그리고 성과급과 근무평정(근평)을 통합하겠다고 한다. 성과급은 임금과 관련된 평가고, 근평은 승진과 관련된 평가다. 성과급과 근평이 결합되면 교사들은 관리자들의 눈치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관리자의 상시적 감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인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관리자는 최근 교원평가 직전에 교사들의 동의 없이 수업 참관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근평과 성과급만 통합하겠다고 하지만, 방향은 위에서 언급한 세 평가의 일원화를 가리키고 있다. 박근혜는 대선에서 세 평가를 하나로 통합하겠다고 공약했다. 세 평가를 일원화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동료 교사, 학생, 학부모의 평가로 교사의 급여를 결정하는 ‘성과연봉제’일 것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4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계획’에 따르면 교원평가 결과 장기연수 6개월 대상자는 당장 올해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박근혜 정부는 교원평가제도를 개악하며 “업적이 극히 저조한 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규정을 두려 하는데, 이는 정부가 “노동개혁”을 추진하며 들먹이는 저성과자 퇴출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또, 교원평가제도 개악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제의 책임을 교사들 개개인에게 떠넘기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벤치마킹

박근혜 정부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현실을 보면 교원평가제도가 교육노동을 더한층 소외된 노동으로 만들 것임이 틀림없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5년 안에 교직을 떠나는 교사가 많고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고, 그에 따른 교육의 질 하락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교원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앞으로 2년 안에 교직을 그만두겠다는 교사들이 응답자의 53퍼센트에 달했다.

게다가 학생 성적, 출석률, 자퇴율 등으로 교사의 임금이 결정되므로, 학교가 ‘평가에 악영향을 줄 학생’, 즉 성적이 낮거나 출석률이 저조한 학생들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박근혜 정부가 지금 당장 학생 성적을 평가 기준에 넣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에서도 처음에는 학생 성적이 평가 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다 계량화하기 쉬운 학생 성적이 점점 평가 기준으로 포함됐고, 결국 학생 성적이 교사의 임금을 결정하게 됐다.

이렇듯 교원평가제도는 교원들의 임금과 인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자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을 악화시키는 나쁜 제도다. 2012년 정부 자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교원평가는 폐지 1순위 교육제도로 뽑힌 바 있다.

11월 7일 열린 전교조 임시 대의원대회는 11월 20일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및 교육노동 파탄 저지를 위한 전교조 연가 투쟁”을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했던 “활동가 연가 투쟁”을 “전교조 연가 투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전교조 지도부가 연가 투쟁 조직 대상을 “희망 조합원”으로 한정하는 방침을 병렬적으로 제시한 것은 아쉬웠지만 말이다.

이 대의원대회의 결정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대한 분노와 함께 교원평가제도 개악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이 크다는 점을 보여 줬다. 전교조 활동가들은 기층에서 11월 20일 연가 투쟁 조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는 박근혜의 ‘노동개혁’을 저지하는 투쟁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