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기도본부 10기 임원 선거가 12월 3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기호 1번 이상언-라일하 후보 조와 기호 2번 김원근-박덕제 후보 조의 양파전이다. 두 후보 조는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화, 지역 연대 투쟁 강화, 박근혜 정부의 노동자 공격에 맞선 저항 등을 공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강조점에는 차이가 있다.

기호 1번(본부장 후보 이상언, 사무처장 후보 라일하)은 경기 노동전선 주도 하에 일부 좌파들이 참가한 후보 조다. “노동개악 박살! 가자 총파업으로!”라는 핵심 슬로건이 보여주듯이, 노동개악 저지와 총파업 건설을 강조하고 있다. 또, “2016∼17년 기층의 투쟁 전선 강화”와 “‘현장’ 중심의 경기도본부로 혁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대체로 박근혜 정부의 공격에 맞선 노동자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기호 2번(본부장 후보 김원근, 사무처장 후보 박덕제)은 옛 통합진보당 주요 활동가들이자 친 전국회의 경향의 후보 조다. “바꾸자! 경기도본부, 뒤집자! 박근혜 독재”를 주요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핵심 2대 비전으로 “경기지역 31개 시군에 민주노총 협의체 건설”과 “2016년 세월호 참사 2주기 경기 민중총궐기 대회로 박근혜 독재 심판”을 강조한다. 기층 노동자 투쟁보다는 민주노총의 지역 협의체 건설과 2016년 총선을 겨냥한 박근혜 심판 성격의 민중총궐기를 상대적으로 더 강조한 것이다.

중요 과제에 대한 강조점 차이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을 단호하게 밀어붙이며 탄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치러지고 있다. 이 점에서 노동개악 저지 투쟁이 민주노총 경기본부의 단연 중요한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제를 좀 더 분명히 밝히고 있는 쪽은 기호 1번 이상언 후보 조이다. 이상언 본부장 후보는 지난 임기 중에도 노동개악에 맞서는 투쟁 건설과 지역 노동자 투쟁 지원에 힘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라일하 사무처장 후보의 전력은 이 점에서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라일하 후보는 공무원노조 이충재 집행부의 정책실장 재임 당시 공무원연금 개악에 맞선 투쟁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 공무원연금 개악은 박근혜 노동개악의 핵심 가운데 하나였는데, 이충재 집행부는 사회적 대타협을 도모하다가 결국 올해 5월 사상 최악의 개악안에 합의했다. 이후 박근혜는 이를 지렛대 삼아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라일하 후보가 이충재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추진한 일들은 정규직 조직노동자 ‘양보론’을 수용해 ‘개혁’을 타협하다가 결국 전체 노동자들을 조건 악화라는 위험에 빠뜨린 것이었다. 심지어 라일하 후보는 안철수 신당에 참여했고 얼마 전까지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보다 부차적이긴 하지만 공공연한 기업주 정당이다.

이 때문에 노동자연대(경기지회)는 기호 1번 선본이 노조 집행부 세우기라는 목적을 앞세워 전혀 좌파답지 못한 인물을 사무처장 후보로 정하는 부적절한 타협을 했다고 비판했던 것이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임원 선거: 좌파는 지나친 타협을 자제해야’ 기사 참조. ]

그럼에도 우리는 기호 1번 이상언 후보 조에 비판적 투표를 하고자 한다. 기호 1번 후보 조가 현 시기의 중요 과제, 즉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맞선 노동자 총파업, 투쟁을 통한 노동조건 방어 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의 ‘노동개혁’ 저지를 원하는 경기지역 조합원들은 이 점을 상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기호 1번 후보 조에 기대를 걸어보려 할 것이다. 지난 임기 동안 이상언 본부장 후보가 노동조합 안에서 상대적 좌파의 입장을 견지하려 애써 왔다는 점도 이 지역 조합원들은 고려할 것이다.

만약 이상언 후보 조가 당선한다면 스스로 공약한 대로 더 단호하게 정부의 공세에 맞서 투쟁해야 할 것이다. 비록 라일하 사무처장 후보 궤적의 문제점이 기호 1번 선본의 방향에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취약성과 동요는 부지불식 간에 다시금 고개를 들 수 있다. 물론 이런 노력은 당선 여부와 관계 없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