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중앙위원장이다.


중동에서 전쟁의 북소리가 더한층 커지고 있다. 영국 하원이 [12월 2일] 시리아 공습 개시를 결정한 직후, 독일 연방의회가 시리아 파병을 승인했다(전투 임무에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말이다). 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 모두에 특수부대를 증파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주의자들과 반제국주의자들은 반전운동을 최대한 광범하고 거대하게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제는 이전과 달리 복잡다단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2003년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은 없던 전쟁을 일으킨 것이었다. 이번에는 시리아에서 이미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전쟁은 12월 2일 힐러리 벤[공습을 강하게 주장한 노동당 의원]이 영국 하원에서 연설하며 되지도 않게 갖다 붙인 스페인 내전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스페인 내전은 파시스트와 반동적 세력이 한 편에 서고 진보적 부르주아지들과 사회주의자들이 맞은 편에 서서 벌인, 비교적 단순한 구도의 투쟁이었다. 후자에 속한 스탈린주의자들과 사회민주주의자들이 힘을 합쳐 혁명가들을 분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조차도 시리아 내전에 비하면 이데올로기를 따른 분단선이 명확한 편이었다.

[반면] 시리아 내전은 대립의 양상이 복잡하고 온갖 갈등이 중첩돼 있다. 그 결과, 시리아 내 여러 세력들은 서로 충돌하고, 그 충돌은 갈수록 종단적·종파적 성격을 띠고 있다. 지역적·세계적 열강은 각자 자기 잇속을 챙기려 하며 시리아 내 세력들을 지원하고 있다. 2011년 아랍 혁명으로 일어났던 세속적·민주적 물결은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주적

더구나 여러 서구 좌파들은 시리아 내전에서 저마다 다른 편을 지지한다. 일례로 [좌파 정당 리스펙트의 대표] 조지 갤러웨이는 바사르 알아사드가 이끄는 바트당 정권을 진보적·세속적 세력으로 보며 공공연히 지지해 왔다.

시리아 정부가 전쟁에 참가하지 않았던 2003년에는 이 입장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이런 주장 때문에 반전운동이 분열할 수 있어서 문제가 된다.

예컨대 많은 좌파들은 터키가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이하 아이시스)한테서 시리아 동부 유전의 원유를 사들인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그런 좌파들은 이것이 터키 대통령 레젭 타입 에르도안이 아이시스의 핵심 후원자 중 하나라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두 가지 점을 놓치고 있다. 첫째, [시리아 동부 유전에서 나는] 원유가 시리아-터키 국경을 지나 수출된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터키뿐 아니라 여러 많은 세력들이 아이시스와 교역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아사드 정권이 아이시스한테서 원유를 구입하고 아이시스에 무기를 판매하고 기술자를 지원해 아이시스가 점령지에서 발전소를 가동하도록 도왔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에 걸친 탐사 보도로 밝혔다.

둘째, 에르도안 정부가 시리아 내 여러 수니파 지하드 세력에 재정을 지원하고, 아이시스를 눈 감아 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쿠르드 민족주의 정당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시리아에서 점유 지역을 굳건히 해서 그 힘으로 터키 내 민족해방 투쟁을 강화하는 것을 막는 것이 에르도안 정부의 핵심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은 PKK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아이시스를 이용하려 한다.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는 외세들은 하나같이 이런 식으로 자기 잇속을 셈하고 있다. 에르도안을 만악의 근원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은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은 아이시스를 무너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중동 지역에서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었던 살인마 아사드를 지키려고 시리아 폭격을 개시했다.

여기서 배울 교훈은 반전운동이 열강의 각종 지정학적 계책 그리고 이를 정당화하려는 허울뿐인 주장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동맹인 영국에 사는] 우리의 과제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내 군사 작전에 반대하고 우리 정부가 그 전쟁에 참가하는 것에 반대해 운동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런 광범한 입장으로 공습에 반대하는 시리아인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나 심지어 아사드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반전운동에서 내쫓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영국 내 어떤 좌파들은 그런 사람들이 반전 집회 대열에 함께한다는 점을 빌미로 전쟁저지연합에 참여하지 않아 왔다.

이는 아주 심각한 잘못이다. 시리아 내전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행동해야 한다. 본지[〈소셜리스트 워커〉]는 시리아 혁명과 그 혁명이 애초 제기한 요구를 강력히 지지한다. 그러나 우리는 주적이 국내에 있다는 점을 잊지 않을 것이며, 그 적에 맞서는 운동을 건설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함께할 것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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