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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남인천센터] 조합원 부당해고 철회하라
박근혜의 “노동개혁”이 만들 미래를 보여 주다

LG유플러스 남인천서비스센터에서 희망연대노조 소속 조합원에 대한 해고와 징계가 자행되고 있다. 얼마 전 센터[더원네트웍스㈜] 측은 새로 개악한 취업규칙을 빌미로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지부 회계감사이자 남인천지회 부지회장인 강민석 조합원을 해고하고 조합원 8명을 징계했다. 3개월 수습기간 동안 근무 성과가 저조하다는 것이 징계·해고의 사유였다.

올해 8월 남인천센터를 인수한 더원네트웍스㈜는 “수습기간 3개월을 두고 근무 태도와 능력을 평가해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조합원들에게 강요했다. 이 계약서에는 기존 경력을 인정하지 않고 신규채용 형태로 고용을 승계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LG유플러스 남인천지회가 부당한 근로계약서 체결을 거부하자, 센터 측은 곧바로 비조합원들의 개별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을 개악했다. 새 취업규칙은 해고 사유를 강화하는 등 노동자들을 더 가혹하게 쥐어짜는 것으로 가득했다.

해고 조항에는 “근무성적 불량”과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서약사항 위반”이 추가됐고, “기타 사회통념상 해고 사유에 해당될 때 해고한다”는 식의 모호한 내용도 있었다. 또, 채용 결격 사유에는 “사상이 불온하거나 불량한 소행의 사실이 있는 자를 채용하지 않거나 채용 후에도 해고한다”는 조항이 있고, 심지어 “정치활동 또는 허가 없이 집회를 해서는 안 되고”, “사원은 출퇴근 시 소지품 검사를 행할 경우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반면, 징계에 대한 재심청구 절차는 취업규칙에서 삭제했다.

저성과자

LG유플러스 남인천센터에서 벌어진 ‘취업규칙 개악 → 노조원 저성과자 만들기 → 징계, 채용 거부, 해고’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취업규칙 가이드라인’과 ‘일반해고 요건 강화(저성과자 퇴출)’가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더원네트웍스㈜는 남인천센터를 인수하자마자 취업규칙을 변경해 전 직원을 3개월짜리 수습직원으로 채용하고 노조원의 일감을 적게 배치해 저성과자로 만들었다. 실제로 ‘수습기간 실적 종합결과 보고’에 따르면 비조합원은 하루 평균 7∼18건을 처리했지만 조합원들은 1일에 2∼9건 처리에 그쳤다. 사측은 이를 빌미 삼아 눈엣가시 같던 노조 간부를 해고하고 조합원들을 징계했다.

이런 탄압이 비단 남인천센터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다. 서울 송파서비스센터 등 일부 다른 센터에서도 취업규칙 개악 등이 이뤄지고, 곳곳에서 노동조합 탈퇴를 회유하거나 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일감을 배치하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단협으로 보장된 유류비 등 업무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노조원을 공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4월 체결한 단협에 ‘매월 12일 이상 출근해 소정의 근로시간 동안 정상 근무한 기사에게 유류비를 월 30만 원 한도에서 실비 지원한다’고 규정했지만, 상당수 센터들은 “노조원의 일감을 일부러 줄여 유류비 지급 기준인 140포인트를 채울 수 없도록 해 유류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희망연대노조는 지금의 노조 탄압이 “일부 센터에서 우연히 발생한 일이 아니다. 이것은 경총의 지휘 하에 LG유플러스 센터장협의회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총이 올해 4월 임단협 체결 즈음에 센터장협의회에 제출한 ‘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 운영 개선 안’과 지금의 탄압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눈엣가시

얼마 전 해고된 강민석 조합원은 남인천센터에서만 5년째 일해 왔고, 매년 업체가 변경됐지만 고용승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노동조합 간부를 맡고 최선두에서 투쟁하면서 사측의 눈밖에 난 듯하다. 올해 9월에는 새로 인수한 더원네트웍스㈜가 조합원들에게 일감을 주지 않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것에 항의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내기도 했다. 그만큼 센터 측은 강민석 조합원을 눈엣가시처럼 여겼다. 사측이 강민석 조합원을 해고한 진정한 이유다.

현재 LG유플러스 남인천지회는 센터 앞 출근 선전전과 항의 집회를 개최하며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집회에는 LG유플러스 인천권역 조합원들뿐 아니라 동종업계인 삼성전자서비스, 티브로드 노동자들이 함께 하기도 했다.

강민석 조합원은 항의 집회에서 투쟁 결의를 밝히며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남인천센터에서만 벌써 5년째 일했습니다. 그런데 업체가 바뀐 후 갑자기 수습직원이 되고 저성과자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3개월 만에 해고됐습니다. 남인천지회는 지난해 10월에 조합원이 업체로부터 부당해고 당했을 때 제대로 싸워서 복직을 쟁취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20일동안 파업하면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투쟁한 바 있습니다. 나 역시 절대 후퇴하지 않고 부당해고가 철회되고 복직될 때까지 싸워보려고 합니다.”

“더원네트웍스㈜의 부당해고는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자 노동조합원들을 솎아내려는 것입니다. 이것을 막아내지 못하면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비일비재하게 벌어질 것입니다. 이런 선례가 남지 않도록 더 강력히 싸워야 합니다.”

강민석 조합원의 단호한 투쟁 호소에 LG유플러스 남인천지회 조합원들은 머리 끈을 동여매고 사측에 제대로 맞서기로 결의했다. 남인천센터에서 시작된 노동 탄압과 부당해고에 맞선 투쟁에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