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활동하는 혁명적 사회주의자 앤디 더건이 스페인을 휩싸고 있는 정치 위기의 근원을 살펴보며, 다가올 총선으로는 혼란이 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선거가 유독 많았던 올해, 스페인 유권자들이 12월 20일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올해(2015년) 1월에는 안달루시아 주 지방선거, 5월에는 전국 지방선거, 9월에는 카탈루냐 주 지방선거가 있었다.

이 선거들의 배경에는 경제 위기가 있다. 실업률은 거의 22퍼센트이고, 전체 인구의 30퍼센트 정도가 빈곤층이다.

주류 사회민주주의 성향인 사회당(PSOE)에 이어, 2011년에 집권한 보수 정당인 국민당(PP)이 긴축 정책을 추진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저항이 벌어졌다. 총파업이 세 차례 벌어졌고, 긴축 반대 운동이 벌어졌다.

2011년에는 수만 명이 부패에 반대하고 사회 정의를 요구하며 광장을 점거한 ‘분노한 사람들’ 운동이 벌어졌다.

그 결과, 프랑코 독재가 종식된 1977년 이래로 스페인을 지배해 온 양당 체제가 붕괴했다. 사회당과 국민당은 왼쪽으로는 포데모스(‘우리는 할 수 있다’는 뜻)의, 오른쪽으로는 시우다다노스(‘시민’이라는 뜻)의 도전을 받았다.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당이 25퍼센트를 약간 넘게 득표해 “승리”할 것 같다. 사회당과 시우다다노스는 20퍼센트 정도를 얻을 듯하고, 포데모스는 그보다 약간 덜 얻을 듯하다. 물론 다른 여론조사에서 포데모스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기도 한다.

이는 비례대표제 선거 하에서 특정 정당의 단독 집권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국민당과 시우다다노스가 연정을 구성할 수도 있다.

올해 치러진 선거들은 정치적 불안정의 확대로 이어졌다. 좌파들이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를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급진좌파 연합들이 우파를 꺾었다.

옹호

9월 카탈루냐 주 지방선거에서는 카탈루니아 독립을 지지하는 정당이 다수를 차지했다. 반자본주의 선거 연합인 민중연합(CUP)도 주 의회에서 10석을 얻었다. 9월 선거에서 포데모스만이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이는 카탈루냐 주의 독립 여부를 스페인 국민 전체의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카탈루냐 주 독립 지지 의사를 분명히 표명하지 않는다는 함의가 있다 – 역자].

[지난 9월 선거에서] 국민당은 이전 선거에 견줘 4백만 표 이상 잃었는데, 이 표는 주로 시우다다노스로 갔다. 시우다다노스는 부패 반대와 스페인 국가주의 지지를 핵심 주장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대체로 인지도가 낮았던 시우다다노스 후보들은 우파에 가담했던 경력이 있다. 그리고 시우다다노스는 후보를 낸 곳에서 국민당과 체계적으로 협력했다.

시우다다노스는 스페인이 시리아 공습에 동참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국민당조차 대중적 반전 여론 때문에 머뭇거리는데 말이다.

한편 좌파를 보면, 사회당은 최근에 잃은 수백만 표를 되찾지 못할 듯하다. 포데모스가 변화의 바람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포데모스가 강령을 온건하게 수정하면서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었다.

카리스마적인 지도자 파블로 이글레시아스가 이끄는 포데모스는 ‘분노한 사람들’ 운동이 낳은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포데모스 지도부는 ‘좌파냐 우파냐’가 아니라 ‘국민 다수의 이익을 옹호하는 정치냐 아니냐’가 핵심적 문제라고 줄곧 주장해 왔다.

증세, 긴축 정책 되돌리기, 부패 종식, 1970년대 후반부터 지속돼 온 불완전한 민주주의를 완전히 뜯어고치기 등이 그 내용이었다.

시우다다노스가 성장하고 여론조사에서 사회당한테도 추월당하면서 포데모스는 우경화해 왔다.

이제 포데모스는 민주주의를 더한층 발전시키자고 주장하지 않으며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말만 하고 있다. 포데모스는 기본소득 지급 공약을 철회했고, 스페인의 나토(NATO) 탈퇴도 더는 주장하지 않는다.

진정한 변화를 이루려면 대중 운동이 다시금 무대의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48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