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측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업노조가 2009년 점거파업 이후 7년 만인 지난 12월 11일 해고자 복직에 관한 잠정 합의를 했다.

이번 합의문에는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복직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직은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인력 필요시 신규채용(해고자와 희망퇴직자 자녀 우대), 희망퇴직자, 해고자를 각각 40퍼센트, 30퍼센트, 30퍼센트 비율로 충원하기로 했다.

후순위 복직자와 유가족 지원을 위해 15억 원의 기금을 조성키로 했고, 소송 취하를 전제로 사측이 제기한 손배가압류를 철회키로 했다.

잠정 합의 직후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극한 대결로만 치닫던 쌍용차 사태가 대화를 통해 해결점을 찾”았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해고자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합의에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사측이 내년 1월 말까지 비정규직 6명을 포함해 해고자 18명을 채용하겠다는 것 외에 복직 약속을 분명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복직자에서 제외된 이들에게 지급될 보상금 수준도 턱없이 부족하다.

쌍용차지부는 올 초 교섭이 시작될 때 정리해고자, 징계해고자, 비정규직 해고자 등 1백87명 전원 복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1년 가까이 시간을 질질 끌며 기한 명시 없는 ‘선별적 복직’ 주장을 되풀이 해 왔다. 그리고 끝내 2017년 상반기까지 몇 명을 복직시킬지 규모를 명시하지 않은 채,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후속 모델 출시 등의 시점에 인력 충원을 검토한다고만 밝혔다. 해고자 1백87명 중 다수는 또다시 기약 없는 대기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가까스로

이 때문에 쌍용차지부 총회에서 잠정 합의안은 가까스로 통과됐다. 찬반은 58명 대 53명으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적잖은 해고자들은 ‘기약 없는 희망고문을 다시 반복해야 하는가’ 하고 고통스러워했다. 사측이 검토하겠다고 한 인력 충원 시점도 경제 상황과 자동차 시장의 불안정 속에서 공수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악랄하게도 사측은 해고무효소송 취하와 시위 중단까지 강요했다고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누가 먼저 복직할 것인지를 두고 해고자들 사이에 갈등과 분열을 낳을 수도 있다. 2009년 정리해고 당시 ‘산 자’(비해고자)와 ‘죽은 자’(해고자)가 충돌하는 고통을 겪었던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이 점은 특별히 뼈아플 것이다.

사측은 이후에도 ‘해고자 복직이 공장 안 노동자들의 고용을 위협할 수 있다’며 공장 안과 밖의 노동자들을 갈라놓는가 하면, ‘2009년 점거파업 말미에 체결된 노사 합의서에 해고자 복직은 명시돼 있지 않다’며 무급휴직자·희망퇴직자와 해고자 사이를 이간질했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 해고자들이 외쳐 온 “함께 살자” 하는 구호는 노동자들의 화합을 강조하는 상징이었다. 옳게도 쌍용차지부는 2012년에 무급휴직자 복귀를 적극 환영했고, 지난 2년여간 꾸준히 공장 앞에서 홍보전 등을 벌이며 공장 안의 노동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지지를 끌어냈다. 7년의 장기 투쟁 속에서 많은 해고자들이 생업에 나서 투쟁에서 멀어졌지만, “단 한 명도 배제할 수 없다”며 1백87명 전원 복직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고약하게도 사측은 이런 해고자들에게 서로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안을 내놓고는 꼼짝하지 않았다.

이런 점들 때문에, 노조 총회에서 찬성표를 찍은 해고자들의 심경도 복잡할 것이다. 적잖은 동지들이 숱한 탄압과 역경 속에서 오랜 기간 투쟁해 오면서 지친 것도 사실이다.

끈질기게 싸워 온 쌍용차 해고자들이 7년 만의 복직 합의에 기뻐하지 못하는 상황이 못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