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의 경제가 둔화하면서 노동쟁의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 중심지에서는 계속된 경기침체로 공장이 문을 닫고 사장은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야반도주하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항의도 급증하고 있다. 홍콩에 소재한 중국 노동운동 지원 단체인 ‘중국노동회보’(China Labour Bulletin)가 보도한 파업 지도를 보면, 11월 파업 건수는 301건으로 올해 들어 월별로는 가장 높았다.

제조업이 밀집해 있는 광둥성이 노동자 파업의 주 무대다. 이곳의 11월 파업 건수는 56건으로 다른 성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제조업은 중국 경제를 이끌어 온 산업인데, 특히 경기가 나쁘다. 차이신 제조업 경기실사지수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 고용은 25개월 연속 하락세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농한 수많은 농민공들이 실직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광둥성에서 벌어지는 대다수 파업들은 공장의 폐쇄·합병·이전 등으로 체불된 임금을 요구하는 제조업 노동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사장이 야반도주하자 노동자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지방정부 청사로 행진하기도 했다. 지난 두 달 동안 광둥성에서는 75개 공장 노동자들이 항의 행동을 벌였다. 그 항의 행동의 절반에 경찰이 출동했고, 아홉 곳에서는 경찰이 노동자들을 체포했다.

중국 전체로 봤을 때 지난 11월에 파업이 가장 많았던 부문은 건설업이다. 모두 1백33건으로, 대부분 체불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파업이었다.

건설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 건수는 10월에 비해 11월에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것은 노동자들이 내년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체불임금을 적극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산 부문 노동자 파업 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11월에 15건을 기록했다. 여기서도 핵심 요구는 체불임금 지급이었다. 경기 부진으로 광산업도 석탄 가격이 하락하고 고용이 감소하고 있다.

헤이룽장성 허강시에 있는 광산 회사들은 최근 경기 부진으로 석탄 가격이 1년여 만에 60퍼센트 정도 하락하면서 대량 감원을 했다. 허강의 대표적인 국유 탄광회사인 룽메이 기업집단은 지난해부터 적자를 보면서 국가 보조금을 37억 위안 받았지만, 노동자 20만여 명 중 절반을 해고할 계획이다. 룽메이 기업집단 광원들이 채광 역사 1백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적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광산 도시로 불리는 랴오닝성 푸순시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푸순의 연간 석탄 생산량은 전성기의 20퍼센트 수준으로 떨어졌고,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학교 셰텐 교수는 “중국 석탄업계는 지난 20여 년간 최대 호황을 누렸으나 과잉투자로 경영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주장강 삼각주의 제조업 중심지인 광둥에서 공장폐쇄와 임금과 사회보험 체불 등으로 노동자들의 불만이 증대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노동운동 활동가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 활동가들이 노동자들이 단체교섭을 하는 데 핵심적인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판위 지역의 위생 노동자 40여 명으로 구성된 판위노동자센터는 가장 최근에 벌어진 쟁의에서 계약해제에 따른 보상금을 받는 협상을 승리로 이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홍콩 〈밍바오〉에 따르면, 12월 초 광저우와 포산 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 활동가 20여 명이 중국 공안들에 연행됐고, 그중 8명이 구속됐다.

구속된 주샤오메이는 라이드신발공장 노동자들 파업과 판위 지역의 위생 노동자 조직에서 큰 기여를 했다.

판위노동자센터장인 쩡페이양은 “군중을 모아 사회질서 혼란을 촉발한다”는 혐의로 지난 12월 4일 구속됐다.

쩡페이양의 변호사는 공안국이 면회조차 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사의 접견 기회를 막을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자 경찰은 이 사건은 “국가안보” 사건이라고 말했다.

 

1위 부동산개발업체에서도 임금 체불 비일비재

 

 

중국 1위의 부동산개발업체인 완다그룹이 추진하는 건설 프로젝트에서 임금이 체불돼 지난 3개월 동안 노동자 항의가 19번 일어났다.

11월 3일 구이린의 완다 플라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플라자 지붕에 올라가거나 거리에서 배너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완다 플라자를 건설하는 노동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한 사례는 이곳만이 아니었다. 닝샤 자치구 인촨의 건설 노동자들도 임금 체불에 항의했으며, 쓰촨성의 지양, 푸젠성의 취안저우, 안후이성의 푸양 등지에서도 이와 비슷한 노동자 항의들이 있었다.

임금 체불은 중국 건설 산업에 만연한 문제다. 하도급에 재하도급이 이뤄지고, 정식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서 건설 프로젝트가 어려움에 처하면 건설 노동자들의 임금이 가장 나중에 지급되기 일쑤다.

중국 제1의 부동산개발업체인 완다그룹의 사례는 중국 전역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저항하는 이유를 잘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