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노조가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투표에 참가한 조합원(88퍼센트)의 93퍼센트가 찬성표를 던졌다. 노동자들은 5퍼센트가량의 임금 인상, 월급제 등을 쟁취했다. 부속합의서에는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명시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지난 여름부터 고용 안정, 월급제로의 전환,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했다. 특히, 홈플러스가 지난 9월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면서 고용 안정 문제가 매우 중요해졌다. MBK는 대표적인 투기자본으로 ING생명, 씨앤앰 등을 인수한 후 고용 구조조정을 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노조는 물밑에서 홈플러스 매각 작업이 이뤄질 때부터 투기자본 인수 반대, 고용 보장 등을 내걸고 투쟁을 시작했다.

고용 안정과 임금 인상을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한겨울까지 이어졌다. 노동자들은 두 차례 전 조합원 하루 파업을 하고 서울로 집중해 사측을 압박하는 한편, 다른 노동자들에게 투쟁의 대의를 호소했다. 한겨울에 비닐 하나 덮고 노숙농성도 전개했다.

MBK는 교섭에 직접 나와 노동조합에 고용 안정을 약속하라는 요구는 한사코 거부했다. 인수 직후에 노동자들의 요구에 완전히 승복하면 이후 노사관계의 주도권을 뺏길까 우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투쟁 때문에 MBK는 노조에 보낸 공문이나 국회 등에서 고용 안정을 수차례 약속해야 했다.

이외에도 투쟁으로 얻은 성과가 적지 않다. 지난해보다 높은 임금 인상을 얻었고, 매각 위로금도 받았다. 비용 절감을 위해 마감조 인원을 줄이려고 했던 시도도 철회시켰다. 해고됐던 경기본부장도 복직하기로 합의했다.

무엇보다 투쟁 과정에서 조합원이 대폭 늘었고,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올랐다. 평소 전국에 흩어져 일하던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서울에 모여 시위·행진을 하면서 단결의 힘을 깨달았다.

이런 경험은 곧바로 이어질 단체협약 투쟁에서 더 확실한 고용 안정 방안을 관철하고, MBK가 공격에 나서려 할 때 이에 맞선 투쟁을 건설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한편,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다른 노동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두 차례 파업은 민주노총 9·23 파업과 11월 14일 노동자대회에 맞춰 진행됐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실제 파업을 단행하며 민주노총의 투쟁에 참가해 다른 노동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홈플러스 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며 상경 투쟁 차비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을 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노조는 투쟁 속에서 롯데마트 노조 조직화에도 나서 대형 유통 부문의 조직화에 힘을 보탰다. IMF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 부문에서 기업주들은 비정규직을 대거 확대했다. 대체로 여성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조건, 차별로 고통받았다. 유통 부문은 노동조합 조직률이 매우 낮아 노동자들은 기업주들의 공격에 집단적으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런 점에서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대형 유통 부문에서 조직화하고 투쟁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