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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특별법 개정 운동에 나서다

2월 5일 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서울역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방해 행위 중단 및 성역없는 조사/수사 보장, 특별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요구하는 범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또한,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여러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2월 27일 범국민대회를 개최해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진실 규명 운동을 유지·확대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위한 새로운 서명운동이 시작되다 설 연휴를 앞두고 2월 5일 오전 서울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정부의 방해 행위 중단과 성역없는 조사·수사 보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미진

4.16연대와 유가족들이 새롭게 범국민서명운동을 시작한 것은 정부의 노골적이고 집요한 방해 행위에 맞서기 위함이다. 그동안 정부는 반쪽짜리 특별법조차 무력화시키려고 온갖 방해를 해왔다. 특히, 특조위 활동기간이 최장 1년 6개월인데 정부는 조사활동의 기본인 예산 지급을 지난해 8월에 해놓고, 제멋대로 2015년 1월 1일을 활동개시라고 우기고 있다. 정부 해석대로라면 특조위의 활동은 오는 6월 30일로 종료되게 된다. 그런데 세월호 인양이 7월 이후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중요한 증거인 세월호를 정밀 조사도 못한 채로 특조위는 활동을 마치게 된다. 게다가 정부는 올해 특조위 예산을 지난해 대비 3분의 1로 줄였다. 따라서 특조위 활동을 온전히 보장하라는 4·16연대와 유가족들의 요구는 매우 정당하다.

서명 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유가족들 설 연휴를 앞두고 2월 5일 오전 서울역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노동·사회·시민단체 회원들이 함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정부의 방해 행위 중단과 성역없는 조사·수사 보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을 받고 있다.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서명 운동에 동참하며 유가족들의 호소에 응답했다. ⓒ이미진

진실 은폐 주범

박근혜 정부의 특조위 활동 방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4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당)이 유가족들의 의사를 거슬러 조사권만을 보장한 반쪽짜리 특별법에 따라 특별조사위원회가 설치됐다. 이후로도 어느 것 하나 순탄하게 흘러오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는 특조위가 구성되기 전부터 “세금 도둑” 운운하더니 지난해 4월에는 특조위 활동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강화하는 쓰레기 시행령을 기어코 통과시켰다. 최근 보수단체 대표에게 유가족 고소를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해수부 공무원도 정부가 특조위에 파견한 공무원이다.

지난해 말에는 ‘특조위 대응 방침 문건’이 폭로됐다. 이 문건은 해수부가 작성한 것으로 강력하게 의심되는데, 이 문건을 보면 특조위 내 여당 추천 위원들은 특조위가 청와대에 관한 조사 활동을 하려 하면 사퇴도 불사할 것을 요구하는 등 방해 행위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있다. 실제로 여당추천위원들은 이 친절한 ‘가이드 라인’을 충실히 따른 듯하다. 지난해 12월 특조위가 연 1차 청문회 이후에는 증인들의 발언을 미리 짜맞춘 것으로 보이는 “대본”이 폭로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는 특조위의 손발을 묶어 흐지부지 활동이 끝나도록 해 정부 차원의 진실 규명 활동을 벌였다는 명분은 쌓고 정작 진실을 은폐하려는 듯하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해 진실 규명 운동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싶을 것이다. 박래군, 김혜진, 최영준, 이태호 등 진실 규명 운동에 앞장선 활동가들을 법정에 세운 것도 이런 계획의 일부라 할 것이다.

진실 규명 운동은 계속된다 2월 5일 서울역 앞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운동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미진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우리 운동이 처음부터 요구한 기소권과 수사권 보장 요구가 정당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지난 1차 청문회에서 정부 관련 증인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는데도 어떤 강제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특조위는 태생적으로 권한과 구성에서 한계를 갖고 있는데다가, 여당 추천위원들의 방해, 새누리당의 흠집내기 등으로 말미암아 만족할 만한 활동을 벌이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가 특조위를 타깃으로 삼아 공격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진실 은폐 행위를 폭로하면서 특조위 활동 보장을 요구하는 것은 진상 규명 운동을 방어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정부의 체계적 방해에 맞서 운동이 더한층 강력하게 벌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운동이 충분히 성장하면 공식적으로 진실 규명 활동을 위한 권한을 확대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방향으로 운동이 발전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곧 세월호 참사 2주기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파묻으려 지금도 쉴새 없이 방해하고 있다. 이에 맞선 유가족들의 싸움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별법 개정 서명’은 그 시작을 알리는 것과 같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진실 규명 운동은 계속돼야 하고, 폭넓은 지지와 연대도 계속돼야 한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정부의 방해 행위 중단과 성역없는 조사/수사 보장, 특별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 바로 가기

명절 앞두고 더 그리운 아들, "영석아 사랑해" 단원고 희생 학생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 씨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정부의 방해 행위 중단과 성역없는 조사·수사 보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을 받던 도중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미진
"기억해 주세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서명에 동참한 시민의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아주고 있다. ⓒ이미진
기억과 약속, 다시 싸울 때다 2월 5일 오전 서울역에서 4 · 16연대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정부의 방해 행위 중단과 성역없는 조사·수사 보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귀향길에 오른 시민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유인물을 배포하며 서명 운동 동참과 진상 규명 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