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 업체인 티브로드 하청업체 노동자 51명이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티브로드 사측이 하청업체와 재계약 하는 과정에서 해고됐다. 전주에서는 새로운 사장이 기존 노동자들을 선별 고용하겠다고 했고, 조합원들이 이를 거부하자 모두 해고했다. 경기도 광명·시흥에 있는 한빛북부기술센터에서는 원청인 티브로드가 기존 업체와 계약을 해지해 결국 노동자들이 모두 해고됐다.

티브로드는 지난 몇 년간 더 많은 이윤을 뽑아내기 위해 하청업체로 가는 비용을 줄이고, 각종 성과 지표들을 강요했다. 이것이 티브로드가 케이블 업체 중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비결이다.

노동자들이 원청인 티브로드에게 고용을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노동자들은 한 달 넘게 원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며 완강히 투쟁하고 있다.

“지난 6년간 사장이 4번 바뀌었습니다. 2년마다 재계약을 하지만 원청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교체되는 ‘바지 사장’이에요. 하지만 노동자들은 같은 지역에서 쭉 일합니다. 저도 21년 동안 일했어요. 우리 고용은 원청이 책임져야 합니다.”(김진태 한빛북부기술지회 지회장)

전주센터 노동자들은 지난 3월 3일 원청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였다. 이 투쟁은 센터 연좌시위로 이어졌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효과가 컸다. 노동자들의 작업장 연좌 농성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사측을 압박했다.

“새 사장은 시간만 끌고, 원청도 나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원청에게 진정성 있는 답변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원청 사업부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센터로 들어갔죠. 우리가 센터에 들어가니까 경찰과 직원들이 당황해서 바깥 출입문을 막았어요. 더 많은 인원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한 것 같아요.”

조합원들의 사기

“짧은 시간이었지만 효과가 있었어요. 원청 사업부장이 나와서 ‘사장과 면담을 주선하겠다’,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했죠. 효과가 눈으로 보이니까 조합원들도 사기가 쭉 올라갔어요.”

“사장과 협상을 진행 중이에요. 자신은 처음부터 고용을 승계하려고 했다며 수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죠. 압력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아직 고용 승계를 약속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주가 고비에요. 서울 상경 투쟁도 하고 끝까지 싸울 겁니다.”

2013년에도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파업 중 원청 본사를 점거해 통쾌한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다. 사측에게 점거가 얼마나 위협적이었던지 파업 한 달이 되도록 ‘하청업체 직원일 뿐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외면하던 티브로드 원청에서 임원이 직접 나와 노동자들과 교섭을 약속했다.

사측은 처음에는 경찰을 투입해 노동자들을 끌어내겠다고 위협했지만 점거파업 소식이 언론을 타며 순식간에 초점이 되자 본사 농성에 대해서 노동자들에게 어떤 민형사상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가뜩이나 태광그룹 회장 모자의 비리 때문에 추문에 시달리던 원청은 점거파업으로 위장도급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오르자 수세에 몰렸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 점거파업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보여 주며, 다른 많은 노동자들에게 자신감과 영감을 불어 넣었다. 전주센터의 노동자들도 바로 이런 투쟁을 보며 용기를 얻고 노조에 가입했던 동지들이었다.

경제 위기 때문에 폐업·무급 휴직·해고 등으로 인한 고용 불안 위협은 커지고 있다. 따라서 고용을 지키는 효과적 전술로서 점거에 대해 노동자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전주센터의 사례는 작지만 가능성을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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