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규모 반부패·반정부 시위로 정치 위기가 심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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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석유 회사 페트로브라스와 여당인 노동자당
3월 13일 브라질 전국 26개 주와 광역시에서 동시에 열린 ‘반부패·정부 퇴진’ 요구 시위에 3백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는 같은 쟁점으로 벌어진 지난해 3월 시위보다 1백만 명 이상 커진 것으로, 브라질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다.
시위를 주도한 것은 부르주아 야당 브라질사회민주당
우파들은 부패 혐의 수사를 노동자당을 공격하는 정쟁의 무기로 삼아 왔다. 이 같은 공격은 검찰이 지난 3월 4일 전 대통령이자 브라질 노동자당의 지도자인 룰라를 소환 조사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의 부패 혐의가 진실로 드러나면서 이 수사는 단순한 마녀사냥이 아니게 됐다. 좌우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지우마 호세프가 이끄는 노동자당 정부가 “브라질을 훔쳐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물론 수십 년 동안 부패의 복마전 한가운데 있었던 우파들이 반부패 운운하는 것은 역겨운 위선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주도하는 운동이 크게 성장한 것, 그리고 노동자당이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것은 2002년 룰라의 집권 후 노동자당이 신자유주의를 적극 받아들인 것 때문이었다.
룰라가 이끄는 노동자당 정부는 우파 정당들과의 합의 하에 복지와 노동계급의 노동조건을 공격하면서 고금리 정책과 ‘건전
2012년까지만 해도 브라질 경제는 중국 경제의 성장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돼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전까지 노동자당 정부를 용인하던 지배자들은 브라질 경제가 휘청이자 노동자당의 치부를 들춰내며 공격을 강화했다. 호세프 정부는 브라질 판 ‘테러방지법’을 이용해 우파들의 공격을 억눌렀는데, 오히려 이 법안 때문에 경찰 폭력이 심해져 여러 사회 계층의 분노를 샀다.
13일 시위는 우파들의 공세가 강해지면 브라질 내 중간계급이 오른쪽으로 견인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우파들은 부패 혐의를 주요 공격 무기로 삼으면서도, 시위에 참가하는 빈민 대중이 요구하는 복지 확대 요구도 요구안에 슬쩍 버무리고 있다.
이날 시위로 자신감을 얻은 우파들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현 대통령 호세프가,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전 대통령 룰라를 보호하고 지지자를 결집시키려는 목적에서 룰라를
한편, 3월 19일 브라질 노총
60여 개 이상의 노동조합·사회단체·좌파들이 이날 시위에 참가해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우파에 반대했다. 무주택노동자운동
브라질의 정치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정치적 격랑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여기서 우파들이 승리하면 노골적인 신자유주의자들이 15년만에 승리를 거머쥐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브라질 노동계급의 처지는 더한층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므로 브라질의 노동운동과 좌파들은 우파의 공격에 맞서야 하며, 동시에 긴축 정책에 맞서는 강력한 노동자 행동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