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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
김상진 전 위원장에 대한 부당한 징계 시도 중단하라

최근 세종호텔 사측은 3월 29일(화) 오후 3시에 상벌위원회를 열어 ”회사 명령 위반”을 했다며 김상진 전 위원장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해 1월 김상진 전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자마자 입사 이후 23년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업무인 웨이터로 발령을 했다. 이는 세종호텔 사측에 맞서 투쟁해 온 김상진 전 위원장에 대한 보복이자,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강제 전보였다. 김상진 전 위원장은 1년이 넘게 강제 전보를 거부하고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투쟁해 왔고 사측은 지난해 2월부터 임금도 주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제 그를 공식적으로 해고하려는 것이다.

김상진 전 위원장은 세종호텔 사측에 맞서 싸워 온 세종노조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10년간 세종호텔노조를 이끌어 온 김상진 세종호텔 전 위원장. ⓒ유병규

김상진 전 위원장은 2006년 2월 노조의 민주적 운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걸고 당선한 이후 9년간 세종노조를 이끌었다. 당시는 세종대학을 운영했던 주명건이 비리재단 반대 투쟁의 성과로 1백13억 원에 이르는 비리가 폭로돼 쫓겨난 상태였다. 김상진 전 위원장은 사측이 위기를 겪던 시기에 노동자들의 요구를 대변하며 여러 성과들을 따낼 수 있었다.

2007년에 비정규직 5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계약직은 1년 후에 면접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단체협약을 맺었다. 당시 다른 호텔에서는 비정규직이 급속히 확산되던 상황이었고, 비정규직보호법에도 2년 이상 일해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상당히 파격적인 합의였다. 당시 외주화와 비정규직화 등 고용불안을 최소화하는 합의(고용안정협약)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비호 하에 2009년 주명건은 복귀했고,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2011년 7월에는 복수노조인 세종연합노조를 설립해 노동자들을 이간질했다.

이에 맞서 세종노조는 2012년에 38일간 호텔 로비 점거 파업 투쟁을 하며 1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고용안정협약 준수 등을 지켜 냈다.

2012년 구조조정과 노조 탄압에 맞선 세종호텔노조의 점거 파업은 많은 사회적 지지를 모아내며 비정규직 정규직화, 고용안정협약 준수 등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김상진 전 위원장은 당시 파업을 이끌었다. ⓒ이미진

그러나 2014년 말 고용안정협약이 종료되고, 사측이 지난 몇 년간 시설 투자를 늘리며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측은 임금을 30퍼센트까지 깎을 수 있는 연봉제를 도입해 임금을 깎고, 희망퇴직을 압박했다. 그래서 줄어든 정규직의 자리에는 외주화를 진행하고, 촉탁직‍·‍알바 등의 비정규직을 늘렸다. 세종노조 고진수 위원장에 따르면 5년 전만 해도 3백 명 가까운 직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직원이 2백 명도 되지 않고 그중에 정규직은 1백30명밖에 되지 않는다.

세종노조 조합원들에게는 2014년 말부터 김상진 전 위원장을 포함해 10명을 강제전보 하며 조합 탈퇴를 종용하고, 해고를 하고, 연봉을 20~30퍼센트씩 깎는 악랄한 탄압을 진행하고 있다. 김상진 전 위원장에게도 임금을 주지도 않으면서 어이없게도 지난해는 20퍼센트, 올해는 30퍼센트 연봉을 삭감한 상태이다.

이런 탄압에 맞서 세종노조는 꿋꿋하게 저항을 이어 가고 있다. 세종노조는 매일 4~7시간씩 호텔 앞 홍보전을 이어 가고, 매주 목요일에는 연대 집회를 열고 있다. 연봉제, 강제전보, 외주화 등 박근혜 노동개악의 축소판으로 진행되고 있는 세종호텔의 노동탄압 실태가 알려지면서 연대가 확대되고 있기도 하다. 또 최근에는 시급조차 깎인 알바 노동자들의 문제를 알리며 사측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런 세종노조가 사측에게는 눈엣가시일 것이다. 특히 사측은 올해 연봉제를 확대하는 등 공격을 강화하려 하기 때문에, 기층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안감과 함께 투쟁하는 세종노조에 대한 지지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사측은 세종노조의 상징과 같은 김상진 전 위원장을 해고해 저항 의지를 약화시키고 싶을 것이다.

사측의 공격에 맞서 꿋꿋하게 저항을 이어가고 있는 김상진 전위원장과 세종호텔 노동자들. ⓒ이미진

그러나 김상진 전 위원장은 사측의 탄압에 맞서 “끝까지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단지 저에 대한 탄압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는 세종노조에 대한 탄압입니다.

“특히 올해 사측은 연봉제를 확대하고, 일반해고를 시행하고,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등 세종호텔 노동자들을 공격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격을 앞두고 사측은 세종노조를 약화시켜 세종호텔 노동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강요하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저는 끝까지 저항하며 연대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세종호텔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민주노총 서울본부, 세종호텔 노조)도 김상진 전 위원장 징계 반대 입장을 내고, 세종호텔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4월 7일(목) 집회를 하기로 했다. 세종노조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