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처지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농업 부문에 3개월짜리 초단기 계절노동자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3년간 체류를 허용하는 현재 고용허가제보다 더 열악한 제도를 만들려는 것이다. 최저임금 제도를 개악해 이주노동자들의 쥐꼬리만한 임금도 더욱 깎겠다고 한다. 이주노동자들을 테러범과 범죄자 취급하며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추방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경제 위기와 정치 위기가 깊어질수록 이주노동자 공격과 속죄양 삼기는 강화될 것이다. 이런 이간질에 맞서는 것은 한국 노동운동의 중요한 과제이다. 이 글에서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광범하지만 잘못된 대표적인 오해들을 반박했다. 


이주노동자가 늘면 내국인 일자리가 줄어드나?

많은 사람들이 마치 의자놀이를 하듯 총량이 정해진 일자리를 두고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들이 경쟁하는 그림을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 이주노동자는 일자리를 차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고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주노동자 없이 유지되기 어려운 사업체에서 내국인 고용을 유지시키고 이주노동자들의 소비가 생산과 고용을 늘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하게 이주노동자 고용으로 내국인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한국노동연구원은 이주노동자 고용이 내국인의 고용을 “상당히 촉진”한다는 보고서를 냈다(〈체류 외국인 및 이민자 노동시장 정책과제〉, 2014). 이 보고서는 이주노동자들을 많이 고용하는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이주노동자 1명을 고용할 때마다 내국인 신규고용이 0.46~6.2명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한국보다 더 대규모로 이주노동자와 이민을 받아들인 해외 여러 나라들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고용 창출 효과든 내국인 고용 감소 효과든 매우 미미해 이주노동자 유입과 실업률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

그리고 한국에서 내국인이 기피하거나 노동력이 부족한 분야가 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 유입이 계속 증가해 왔다. 그래서 2009년 경제 위기 때도 국내 이주노동자 규모는 줄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실업률은 이주노동자 유입이 아니라 경제 호·불황에 따라 등락하곤 한다. 특히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기 때문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실업의 고통으로 내몰린다. 이때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해고당하고 본국으로 내쫓긴다.

따라서 정부가 실업을 낳는다고 이주노동자를 비난하는 것은 완전한 위선이다.

이주노동자 유입이 내국인 노동자 임금과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가?

이런 생각은 상당히 광범하지만, 이주노동자 유입과 임금 하락도 뚜렷한 인과관계는 없다.

이주노동자 유입이 임금을 낮춘다면, 이주노동자가 많이 취업해 있는 중소 제조업 기업과 건설업의 임금이 가장 낮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요식업과 숙박업 등 민간 서비스 부문의 임금이 가장 낮다. 현재 서비스 부문은 다른 산업에 비해 이주노동자 유입이 훨씬 적다.

임금은 경제 상황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 제2차세계대전 이후 호황 속에 이주민의 숫자가 크게 늘었지만 노동자들의 임금도 크게 올랐다.

무엇보다 임금 수준은 노동자들의 저항 능력에도 크게 좌우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1백 인 이상 사업체들 중 노조가 있는 경우 평균 임금이 최소 2.1퍼센트에서 최대 12.1퍼센트까지 높았다.

물론 자본가들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저임금을 강요하고 이를 이용해 내국인 노동자들의 임금도 하락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런 압박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임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악용해 내국인 노동자의 처지를 악화시키려 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국인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며 투쟁하는 것이다. 또 이주노동자들을 노조로 받아들여 함께 투쟁하면 사용자들의 이간질은 먹히지 않을 것이다.

무슬림 이주민은 테러를 일으키는 사람들인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유럽에서 이슬람 혐오가 지속·강화되면서 오늘날 인종차별의 주된 특징이 됐다.

한국 정부도 미국의 중동 전쟁을 지원했고 이를 정당화하려고 이슬람 혐오를 조장했다. 2004년 10월, 정부의 이라크 파병 때문에 김선일 씨가 희생된 이후 국정원은 ‘다와툴 이슬람 코리아’라는 단체를 테러 단체로 몰아 관련자들을 추방했다. 그러나 이후 이들의 ‘반한 활동’이나 ‘테러’ 관련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고 사건은 흐지부지됐다.

또 사회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경찰력을 강화하는 데도 무슬림 탄압을 이용했다. 2010년 한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는 한 파키스탄인을 아무런 근거 없이 ‘탈레반’ 조직원으로 모는 마녀사냥을 벌였다.

지난해 11월 파리 참사가 벌이진 직후 정부는 테러 관련 혐의가 있다며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4명을 체포했다. 그리고 시리아 난민 28명은 창문도 없는 인천국제공항 내 송환 대기실에서 5개월째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며 갇혀 있다. 그러나 정부가 테러리스트로 몬 이주민들의 혐의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는 없었다. 정부는 무슬림 마녀사냥을 통해 테러방지법 제정을 밀어붙였다.

테러를 낳는 진정한 책임은 참혹한 중동 전쟁과 이슬람 혐오 등 인종차별을 강화해 온 서방 지배자들에게 있다. 한국에서도 테러 위험이 가장 높았던 때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을 파병했을 때다.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가 서방 지배자들처럼 무슬림 차별과 혐오를 강화할수록 테러 위험은 높아질 것이다.

이주민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더 높다?

정부와 보수 언론들은 이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묘사하며 억압과 차별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인구 10만 명당 범죄자 수는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적었다(2005~12년, 〈한국의 이주동향 2013〉).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도 마찬가지였다.(2007~11년,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와 치안실태 연구〉)

미등록 이주민이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를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은 정반대다. 2007~11년 통계를 보면 미등록 이주민은 전체 외국인 중에서도 범죄율이 더 낮았다(〈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와 치안실태 연구〉). 오히려 이주민들은 불법 행위나 인권 침해를 당해도 어디 가서 호소할 수가 없어 범죄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강력범죄 약 3백 건의 원인을 분류한 연구를 보면 약 40퍼센트가 불안정한 체류자격,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무시(임금 체불 등 노동현장에서의 차별을 포함), 그로 인한 누적된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따라서 정부가 이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며 차별과 억압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일부 이주민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환경을 조장한다.

미등록 이주민은 범죄자이므로 추방해야 한다?

정부는 미등록 이주민을 위험한 집단으로 묘사하며 야만적 단속 추방을 일삼지만, 미등록 체류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가 아니다.

미등록 이주민들의 대부분은 ‘합법’ 체류 자격을 상실하거나 허용된 체류 기간을 넘겨 머무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정부의 가혹한 규제 때문에 이주민들의 체류 상태가 가변적이라 어제까지 ‘합법’인 사람이 하루아침에 ‘불법’이 되는 일이 속출한다. 직장 이동의 자유를 금지한 고용허가제 때문에 임금 체불이나 장시간 노동, 폭언과 폭행 등을 견디다 못해 이주노동자가 작업장을 뛰쳐 나오는 일이 흔하다. 한국인 배우자와 이혼해 체류 자격까지 상실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난민 인정률이 지독히 낮은 한국에서 난민 인정이 거부돼 미등록 신세가 되는 일도 많다.

이렇게 미등록 신분이 된 이주민 대부분은 노동자들이고, 오래 체류한 미등록 이주민은 숙련된 노동자인 경우가 많다. 이들의 노동으로 한국 기업주들은 이득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이 없으면 큰 타격을 입기도 한다. 그래서 정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정책은 모순적이다. 기업주들한테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도 이들을 완전히 없애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법무부는 2014년 연구용역을 통해 “불법체류자 적정 규모”는 전체 이주민의 12.1퍼센트라고 산출하기도 했다.

따라서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야만적 단속 추방은 즉각 중단돼야 하고, 이들에게 합법적 체류 자격을 부여해 합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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