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을 개악하고 성과급 확대·강화를 추진한 정부·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했다. 통쾌한 일이다. 물론 박근혜는 총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중단없는 ‘노동개혁’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밀어붙이려 한다. 이제는 ‘표’로 심판한 것뿐 아니라 노동자들이 직접 ‘심판’에 나서야 한다.

총선 결과에 고무받은 공무원 노동자들은 4~5월 정부의 성과급 지급이 본격화하자, 성과급 폐지를 위한 중앙 반납 투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총선 이후 열린 지부장단 수련회에서 한 참가자는 “광주시공무원노조가 공무원노조에 가입한 것은 성과퇴출제 저지를 위한 것”이라며 공무원노조가 성과급 저지 투쟁에 선봉에 나서야 함을 다시금 강조했다. 3월부터 중앙 반납 투쟁을 준비해 온 한 지부장도 “징계를 각오하고 투쟁하고 있다. 성과급 반납 조직을 시작할 때 ‘과연 될까’ 하고 걱정했는데 지금 80퍼센트 조합원이 동참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자신감

일부 지부는 현장 순회하며 성과급 중앙 반납을 호소하자 그 자리에서 반납 동의서를 써주는 조합원이 많다며 성과급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높다고 알려줬다. 이런 사례들이 일부 현장 간부와 활동가들에게 알려지면서 그동안 중앙 반납에 소극적이었던 지부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3월에 성과급이 지급된 한 지부는 그동안 균등분배를 못해 온 데다 복수노조라는 점 때문에 중앙 반납을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 중앙 반납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공무원노조 여러 지부들이 3월보다 좀더 자신감을 갖고 성과급 저지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정부도 본격적으로 탄압에 나섰다. 최근 정부는 “반납투쟁 사실관계 조사”를 지시하며 행정망에 “성과급 관련 비리 신고” 게시판을 새로 만들었다. 단속하고 징계하겠다는 협박이다.

행자부는 공무원 노동자들이 자신의 임금을 노동조합에 ‘반납’하는 행위조차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 동료들 사이에 경쟁 격화를 거부하고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한 성과급을 모아서 균등하게 나누겠다는 게 공공복리에 부적합한 이유가 뭔가!

정부가 이렇게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은 공무원 성과급 확대·강화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과 직결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5~6월 공무원노조가 정부의 성과급 확대·강화에 맞서 잘 싸운다면 6월부터 성과연봉제 도입에 맞서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과 맞물려 더 강력해질 수도 있다.

중앙집중적 지도력

정부는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자신들이 추진해 온 성과급 확대·강화 계획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낙관적 전망은 금물이다. 법원본부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부는 성과급 지급 방식과 시기를 달리해 지역별·부문별 불균등한 조건을 이용해 자신감이 없는 곳부터 공격할 수 있다.

따라서 공무원노조는 좀더 자신있게 성과급 저지 투쟁에 나선 지부들의 고무적 사례를 널리 알리고 전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공무원노조의 중앙집중적 지도력이 필요하다.

최근 한 지역본부가 ‘성과급 저지 TF’를 구성해 능동적인 현장 간부들을 모아 중앙 반납 조직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 등을 논의하고 실천지침을 내놓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TF에 참가한 한 간부는 먼저 성과급이 지급된 곳은 곧바로 중앙 반납을 시작하고, 동참자가 늘어날 수 있게 시끄럽고 공세적인 항의 행동을 해야 하며, 최고 등급(S)을 받은 조합원한테는 “이건 너의 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돈이다” 하며 공세적으로 설득할 것 등을 주문했다. 또 불균등한 지부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의 실천지침과 고무적 사례 등을 알리는 유인물 제작도 주문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지부장단 수련회에서 성과급 투쟁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은 것은 아쉽다. 애초 수련회 기획안에는 ‘성과급’ 토론이 없었다. 그래서 여러 지부장들이 수련회에서 지도부가 성과급 투쟁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것에 문제제기를 했다.

총선 패배로 박근혜 정부가 위기에 빠진 지금이야말로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성과급 저지 투쟁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중앙집중적 지도력을 발휘할 때다. 또 5월에 성과급 지급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으니, 지도부가 계획했던 지부장단 결의대회를 지부장뿐 아니라 조합원들까지 참가하는 대중집회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정부의 집요하고 단호한 공격에 각 지부들이 고립·분산되지 않고 힘을 모아 중앙 반납 투쟁에 나설 수 있다. 현장의 전투적 조합원들과 투사들도 이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